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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파트 층간 소음- 김진식(신마산지구대장·경감)

  • 기사입력 : 2020-06-01 21: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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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0년대 이촌향도(移村向都) 현상으로 서울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1968년 용산구 동부 이촌동을 시작으로 아파트 단지가 한강을 따라 강남지역에 대대적으로 건설됐고 1970년 개통한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지방에도 아파트 건설 붐이 조성되면서 거주 공간과 생태 환경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아파트 문화는 우리에게 편리함은 주었지만 층간 소음으로 인한 이웃간의 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겪는 등 새로운 사회적 문제거리가 되고 있다. 작년 4월 17일 진주에서 생각하기도 끔직한 안인득 방화·살인사건이 발생해 재판이 진행 중인데, 피해자와 가족들은 평생 당시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통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우리 사회도 층간 소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안인득 사건 이후 정신질환자로 인한 피해에 대한 인식변화와 관계기관의 개입으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가 전국에 두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에서는 보호의무자에게 입원시킬 것을 권유하거나 보건소 등 주무부서와 협의해서 행정입원이나 긴급한 경우는 응급입원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해 오고 있다. 우리 지구대에도 층간 소음 신고가 자주 접수가 되는데, 출동해 보면 일시적인 소음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고 있으나, 일부 신고의 경우는 정신질환으로 의심된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반복되는 층간 신고의 경우는 당시에 발생한 사건만 들여다보지 않고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신고자,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런데 간혹 안타까운 것은 층간 소음이 어디서 발생한 것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온갖 억측과 추측으로 이웃간 불신이 팽배해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논어 안연편( 顔淵篇)에서 공자는 믿음과 의리가 없으면 개인이나 국가가 존립하기 어려우므로 신의를 지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되새겨보면 코로나19도 정부는 국민에게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주고, 국민도 정부의 정책을 믿고 따라준 무신불립(無信不立), 유신필립(有信必立)의 정신이 있었기에 통제가능한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세계 모범방역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아파트라는 주거 공간을 벗어나서 생활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층간 분쟁이 생길 때마다 이사를 갈 수도 없다.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내가 살고 있는 아래층 윗층 이웃이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제일 먼저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평소에 서로 인사하고 소통하는 마음으로 서로 믿고 산다면 층간 소음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식(신마산지구대장·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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