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7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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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고양이와 살며- 홍옥숙(사천문인협회 회장)

  • 기사입력 : 2020-06-01 2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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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집사가 된 지 6년째다.

    온갖 시중을 다 든다. 밥 챙기고 눈곱 떼 주고 똥 치우고 간식주고 목욕시키고 손톱 깎아 주고, 어디 그것뿐이랴. 날리는 털을 감당하려면 종일 돌돌이(일명 찍찍이)를 들고 살다시피 해야 한다.

    이렇게 번거롭고 귀찮은데 왜 고양이와 사는가. 인연되어 온 생명이기에 어쩔 수 없으며, 정이 들어 또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자신의 의지로 집사가 되는 것 보다 나같이 인연에 얽혀 거두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안다.

    특히 길 고양이는 고양이가 사람을 선택하는데 집사들은 간택 당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억지 집사가 되고 정들고 사랑하게 되는 식이다.

    나의 경우는 6년 전 비오는 겨울 저녁에 아들의 품에서 흰 새끼고양이가 마술처럼 나타났다.

    차 문제로 정비소에 들렀던 아들이 비 내리는 추운 길바닥에 버려지는 새끼 고양이와 눈이 마주쳐버렸으니 그것으로 상황종료, 받아 안으며 한숨은 쉬었지만 이렇게 나타난 인연을 무슨 수로 내칠 수 있다는 말인가. 그 순간부터 내 품에서 뽀시래기 시절을 지나고 청년 백수를 지나 현재 중년 백수가 되어있다.

    다행히 지금은 건강하지만 어렸을 때 큰 고비가 있었다.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였는데 어린 것이 몇 번의 마취에 입원을 하며 고초를 겪었던 일이다. 그때 알았다. 책임진다는 것의 무게와 왜 유기견 유기묘가 넘쳐나는지를 말이다. 문제는 치료비였다.

    나는 100만원 정도였지만 수혈까지 받으며 같이 치료받던 개는 1000만원이 나왔고 또 목에 가시가 걸려 수술했는데 200만원이나 들었다며 화를 내는 할머니도 있었다.

    사람만 잘사는 것이 복지국가가 아니라고 한다면 나를 욕할 것인가. 많은 반려인들은 동물의료보험이라는 높은 산을 넘고만 싶다.

    홍옥숙(사천문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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