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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지하련 주택' 이전 땐 훼손… 시, 매입 서둘러야"

마산역사문화보전 토론회서 제기

  • 기사입력 : 2020-05-24 21: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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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산지역 근대문화유산인 ‘지하련 주택’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창원시가 매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산역사문화유산보전회는 지난 22일 창원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교육장에서 ‘지하련 주택 이대로 사라지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창원시 경관심의위원회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에 위치한 ‘지하련 주택’을 이전해서 보존하는 것으로 심의를 통과시킴에 따라 긴급하게 마련한 자리였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에 위치한 소설가 지하련 주택의 모습. /경남신문DB/

    지하련 주택 화재 이후 방치된 내부 모습./경남신문DB/

    이날 발제자로 나선 허정도 건축학 박사는 “마산의 지하련 주택은 당시 문화주택을 대표하는 건축양식으로 건축사적으로 연구할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임화와 지하련의 사연이 담겨 있어 스토리텔링도 가능하고, 지하련의 소설 속에 등장해 문학사적으로도 가치가 높다”며 “현재 지하련 주택은 세월을 못 이겨 손상된 부분도 많고 화재까지 겹쳐 훼손이 많이 됐지만 아직 본 모습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원형복구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보존을 서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원시 경관심의위원회에서 보존의 방안으로 원형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통과시켰는데, 지하련 주택은 이전해서 보존할 수 있는 형태의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될 경우 원형이 완전히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우선 창원시에서 지하련 주택을 서둘러 매입부터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하련 주택’은 1930년대 임화 시인과 지하련 소설가 부부의 사연이 담긴 2층짜리 일본식 주택이다. 1936년 8월 13일 지하련 셋째 오빠 이상조가 토지를 매입한 직후 신축한 것으로 추정되며, 건축사적 의미와 문학사적 의미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원시는 이 주택을 근대건조물 A등급(문화재적 가치와 이에 준하는 의미를 갖는 건조물)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뜻있는 지역의 문화인들을 중심으로 지하련 주택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재개발 구역에 포함된 데다 소유주가 근대건조물 지정을 거부해 뾰족한 보존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산역사문화유산보존회 정규식 회장은 “주택을 이축할 경우 원형 훼손은 물론 문학사적 의미와 장소성의 가치가 떨어져 근대문화 유산 보존의 의미가 퇴색된다”며 “가치에 대해서는 모두가 알고 있기에 시가 의지가 있다면 당장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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