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0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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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모로코 (3)

눈부시게 푸른 '모로코의 산토리니'
온통 푸른색인 모로코 북서부 산간마을 ‘쉐프샤우엔’
그리스 산토리니와 비슷해 ‘모로코의 산토리니’로 불려

  • 기사입력 : 2020-05-21 21: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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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로코의 쉐프샤우엔(Chefchaouen) 또는 샤우엔(Chaouen) 은 모로코 북서부에 위치한 산간 마을이다.

    온통 푸른색으로 칠해져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고, SNS상에 올라오는 모로코의 사진들 중 가장 매력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곳으로 대표적이어서 내가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모로코인들에겐 샤우엔으로 널리 알려진 쉐프샤우엔은 탕헤르 및 세우타(모로코 땅이지만 스페인령)와 근접해 있으며 마치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흡사한 건물 양식에 모로코의 산토리니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쉐프샤우엔의 이름은 마을 뒷산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인데 염소의 두 뿔(Chouoa)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Chef Chaouen’을 그대로 해석하면 ‘뿔을 보아라’라는 뜻이다.

    이를 알고 마을과 함께 뒷산을 바라보면 말 그대로 염소의 두 뿔 형상을 하고 있어 재미있다. 매년 여름마다 몰려드는 관광객을 맞아 200여개가 넘는 호텔이 성업 중이고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탓에 중국집과 한인 민박도 생겼다. 심지어 이렇게 머나먼 타국에서도 한국에서 즐겨 마셨던 버블 밀크티를 맛볼 수 있다.

    내가 살았던 모로코의 북쪽에 위치한 탕헤르에서는 차로 약 2시간 이동한다. 택시, CTM시외버스, 렌트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혼자 쉐프샤우엔을 갔을 땐 그랑 택시를 이용했고,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할 때는 소형 벤을 하루 예약했다.

    함께 여행하는 인원이 많으면 일정을 원하는 시간으로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벤이 편안하다. 나는 7명의 친구들과 한화로 하루에 약 10만원 정도로 벤을 대여해 쉐프샤우엔으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 도착한 쉐프샤우엔은 도시 전체가 파란색으로 물들여 있어 아주 강렬한 색채감이 느껴졌다. TV속에서 본 모습으로는 저 곳에 간다면 꿈같은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친구들과 쉐프샤우엔을 여행하기 위해 새파란 마을에 어울릴 한국의 미를 알리는 한복을 준비해 입고 갔다. 모로코의 미 VS 한국의 미, 우리는 점점 신이 나기 시작했다.

    쉐프샤우엔 카페 옥상에서 바라본 푸른 마을의 전경.
    쉐프샤우엔 카페 옥상에서 바라본 푸른 마을의 전경.

    파란색으로 칠해진 것은 유태인들이 많았던 이 도시의 역사에서 기인한다. 쉐프샤우엔은 리프 산맥에 자리해 있으며 모로코 북쪽의 도시 탕헤르와 테투안에서 조금 내륙으로 들어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도시는 1471년 건설되었는데 당시 지어진 요새가 지금도 존재한다. 이 요새는 스페인으로부터 도망쳐 온 무어인들이 모로코 북부를 침범한 포르투갈군에게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산악 도시는 중세시대 레콘키스타 당시 유태인과 이베리아 반도 출신의 무어인들이 집단으로 피신한 곳 중 하나로 유명하다.

    광장부터 시작해 골목골목 돌아다니며 메디나를 구경했다. ‘메디나(Medina)’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역이름이기도 하지만 모로코에선 시장 혹은 구시가지라는 뜻이다.

    쉐프샤우엔의 가장 큰 광장.
    쉐프샤우엔의 가장 큰 광장.

    알록달록한 천연염료, 털 담요, 모직 옷, 독특한 수공업품 그리고 다양한 그림들을 판매하고 있어 눈을 어디로 둬야 할지 몰랐다. 어디서든 사진을 찍어도 그림이 되는 곳이다. 나는 주로 여행하는 장소마다 그림과 엽서를 모으며 그곳을 기억하는 편이라 벽에 걸 수 있는 그림을 열심히 찾아 다녀 언니에게 주고 싶은 꼭 맞는 그림을 득템할 수 있었다.

    쇼핑거리를 지나는 현지인의 모습.
    쇼핑거리를 지나는 현지인의 모습.

    메디나를 빠져나와 뒤쪽 산길로 올라가면 맞닿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노을을 볼 수 있다.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로 모로코인들이 빨래를 하고 있는 빨래터를 지나, 잘 닦인 산길을 20분 정도 올라가면 관광객, 현지인들이 노을을 기다리고 있다. 전망대에서 파노라마로 푸른 마을 위로 올라온 노을을 함께 사진 찍는다. 푸른색과 붉은색의 조합은 마치 태극 문양처럼 묘하게 조화롭다.

    친구들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쉐프샤우엔의 노을은 아름답다.
    친구들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쉐프샤우엔의 노을은 아름답다.

    많이 걸은 탓에 출출해진 우리는 모로코의 전통 따진 요리를 먹으러 갔다.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식당이 즐비하게 이어져 있다. 입구에서 보면 여기가 식당인가 할 정도로 좁아 보이는 건물이 안으로 들어가면 3층으로 이루어진 좌석으로 놀라울 정도로 넓다. ‘따진(Tajin)’은 유목민들이 사용한 요리기구인데 물이 귀했기에 물을 아껴 사용해야 했다. 꼬깔 모양의 뚜껑이 음식의 수증기가 날아가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여 우리나라의 냄비, 뚝배기 같은 역할을 한다.

    어느 나라에서든 사람들의 지혜는 가히 경이롭다. 모로코의 스튜라고도 불리는 따진 요리는 국물도 있고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오래 끓여 만들어낸다. 새우따진, 비프따진, 치킨따진 골고루 시켜 홉스 빵을 소스에 찍어 먹으며 요리를 즐기며 푸른 마을과 붉은 노을, 따진으로 접한 모로코에 한복을 입고 스며들어간 우리는 너무나 만족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메인이미지

    △ 조은혜

    △ 1994년 마산 출생

    △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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