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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심혈관 질환] 복용 중인 ‘심혈관 약물’ 더 철저히 챙겨야

바이러스 감염증에 유발된 염증반응 따라
심근경색증 발생 위험 높아질 수도

  • 기사입력 : 2020-05-10 21: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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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상반기, 전 세계 핵심 키워드의 첫 번째는 단연 코로나19다. 전자현미경으로 드러난 모습이 왕관처럼 생겼다고 해 라틴어로 코로나라는 예쁜 이름을 가졌지만, 실상은 큰 낫을 든 사신(저승사자)이란 이름이 더 어울릴 정도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의 사망률은 2%대이지만, 유럽 일부 국가는 사망률이 10%를 넘는다. 특히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동반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중증의 폐 손상과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젊고 동반질환이 없는 사람들도 소위 말하는 사이토카인 스톰(cytokine storm)으로 인해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환자의 폭발적 증가로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에 다다른다면, 의료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사망률은 급속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창원파티마병원 심장내과 한양천 과장은 최근 타 과목 의료진으로부터 코로나19 관련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항고혈압제로 이전부터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RAS) 억제제 계열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 관련 중국 보고에서 중증의 코로나19 환자에서 고혈압의 유병률이 높고, 그 원인이 RAS 억제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해 걱정된다는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한 과장은 전문가와 학회의 의견, 논문 등을 토대로 코로나19와 심혈관 관련 질환에 대해 몇 가지로 정리했다.

    ◇심혈관질환 환자의 유의사항

    코로나19는 폐렴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심혈관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직접적으로 심근염·심부전·심근경색증 등을 일으킬 수도 있고, 폐렴·저혈압 등으로 인한 저산소증으로 간접적으로도 심 기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심근염을 국내 첫 케이스로 보고했다. 이 같은 급성기 염증 질환을 앓고 나면, 그 후에도 심혈관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어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낫고 나서도 오랫동안 안심할 수 없다.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해 유발된 염증반응에 따라 죽상반이 더 진행하거나 불안정해져 죽상반 파열로 인한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심혈관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들은 복용하고 있던 심혈관계 약제들을 더욱 철저히 복용해야 한다.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 또한 스텐트 혈전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더 철저히 항혈전제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원파티마병원 심장내과 한양천 과장(오른쪽)이 심혈관조영시술을 하고 있다./창원파티마병원/
    창원파티마병원 심장내과 한양천 과장(오른쪽)이 심혈관조영시술을 하고 있다./창원파티마병원/

    ◇심부전 환자의 유의사항

    심부전도 마찬가지다. 심부전 환자가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하기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심부전 악화를 경험할 수 있어 코로나 감염에 대한 치료 이외에도 평소보다 더 많은 이뇨제나 승압제, 필요시 에크모 같은 체외순환장치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높은 감염력으로 인해 심초음파검사 등을 자유롭게 하기가 곤란하므로 환자의 심 기능의 변화를 쉽게 알기가 어려워 급성기 환자에게서 이뇨제 양을 잘 조절해 줘야 하는 임상의사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가 완치된 후에도 심 기능 악화는 지속될 수 있으므로, 퇴원 후라도 지속적으로 몸무게를 측정해 변화가 있을 시 담당의사와 이뇨제 용량을 잘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 시대, 혈압약은 안전할까?

    현재 널리 쓰고 있는 항고혈압제가 코로나19사태 이후 관심을 받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ACE2) 수용체에 결합해 사람에게 전염되는데, 폐의 상피세포에 ACE2 수용체가 주로 존재하고 있어 고혈압·심부전 환자에게 많이 사용하는 약제인 RAS 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ACE2를 이론적으로 상승시켜 감염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면 ‘당장 혈압약을 바꿔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론은 아직까지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학회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선 RAS 억제제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아직 RAS 억제제가 독립적 위험인자라는 근거는 없다. 또한 코로나19와 같은 코로나 계열의 바이러스인 사스 관련 연구에서는 RAS 억제제가 감염을 더 악화시켰다는 보고가 없었고, 동물실험이지만 증가된 ACE2가 오히려 급성 폐 손상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다는 보고도 있다. 서로 상반되는 의견을 내고 있어 약간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기존의 RAS 억제제로 고혈압·심부전이 잘 조절되고 있다면 다른 약으로 성급히 교체하지 말고, 또 새롭게 RAS 억제제를 사용해야 하는 임상상황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쓰라는 것이 한 과장 등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로나19 이후 변화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았듯이, 병원 체제도 바꿔 놓았다. 병원에서는 선별진료소, 체온 측정, 타 지역 방문이력 조사, 마스크 의무 착용 등 감염 차단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진 스스로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각종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환자를 대하고 있지만, 긴장과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낼 수는 없다. 심장 시술 관련 지침도 강화돼 의료진 역시 방호복 등으로 무장을 하고 시술토록 권유하고 있으나, 현실에서의 적용은 녹록치 않다. 분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에서 납 가운 위에 레벨D 방호복, 고글, N95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시술을 시작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은 하루빨리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한양천 과장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전 세계가 힘을 쏟고 있다. 바이러스 특성상 쉽지 않겠지만, 최근 희망적인 뉴스가 하나씩 나오고 있다”며 “2020년 하반기 핵심 키워드가 더 이상 코로나가 아니길 바라며, 지금 이 시간도 땀과 함께 방호복으로 무장한 채 코로나19와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모든 의료진에게 감사함과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도움말= 창원파티마병원 심장내과 한양천 과장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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