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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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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의령군의 위기, 합심으로 극복- 김호철(함안의령본부장·차장)

  • 기사입력 : 2020-04-16 20: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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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월 27일 이선두 의령군수가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을 확정 받아 군수직을 상실했다. 이번 사태는 코로나19에 휩싸인 여론에 묻혔고, 현 군수가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에서 발생해 어떠한 여운도 없이 순식간에 잊혔다.

    군수공백이 2주밖에 안 됐지만 지역 분위기는 이미 오래된 일처럼 무감각하다. 군수 없는 체제는 내년 4월 첫 번째 수요일까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원 판결 직후 의령군은 신정민 부군수의 군수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해 행정공백 최소화에 나섰다. 같은 달 17일 현 군수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오영호 전 군수와 동시에 경찰에 구속돼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된 상태에서 10일 만에 군수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어서 혼란은 없었다.

    군민들의 동요도 없었다. 오래전부터 불거져 온, 지역 구성원 대부분 잘 알고 있는 사안이라 충격은 덜했다. 다만, 올 줄 알았던 것이 빨리 왔다는 분위기였다.

    의령군 공무원들의 대응도 차분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할 정도로 자기 역할에 충실했다. 신정민 권한대행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참석한 국장, 관과소장 및 읍면장 등 간부공무원에게 행정 공백을 최소화를 지시했다. 신 권한대행은 이날 “무슨 일이든지 마음을 하나로 모아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일심만능(一心萬能)의 뜻을 품고 군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인상 깊은 말을 했다.

    또한 간부공무원을 중심으로 복무점검과 비상연락 체계 유지 등 공직기강 확립을 강조했다. 특히 군정 혼란 상황에 편승한 무사안일 행태와 직무소홀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시하고, 민선 7기 주요 역점현안 사업 정상추진과 선거 관련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준수를 당부했다.

    의령군의회는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내고 “이런 사태를 미리 막지 못하고 군민에게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의령군수 부재에 따른 행정공백 최소화 및 군정역점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태영 의장은 코로나19 등 위기상황을 군민 모두가 힘을 합쳐 극복하자고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의령군지부는 “1년 동안 군수 없이 군정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초유의 사태와 더군다나 전·현직 군수가 동시에 구속되는 유례없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30만 내외 군민의 따가운 시선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조합원 모두가 내년 4월 새 군수를 맞기까지 군수 권한대행과 같이해 당면한 코로나19, 군민 복리증진에 불편함 없도록 공무원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위기를 맞은 의령군은 의외로 차분함 속에 빠르게 뭉치고 있다. 합심하는 의령의 기류는 군수공백, 행정차질을 운운하는 괜한 기우를 말끔히 씻어준다.

    김호철(함안의령본부장·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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