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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격전지를 가다] 창원 진해구

젊은층 “정부 코로나 대처 모범”- 장년층 “정권 심판론 우세”
김성찬 의원 불출마로 관심 선거구
민주당 황기철-통합당 이달곤 후보

  • 기사입력 : 2020-04-12 21: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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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전 마지막 휴일인 12일 창원 진해에서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막판 표심을 얻기 위한 후보들의 유세가 뜨거웠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지역민들이 외출을 꺼리는데다 비 오는 휴일 오전 거리는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고 이동하는 차량 역시 많지 않았다. 하지만 후보들은 작은 관심이라도 끌기 위해 유세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호소했고 두 발로 골목골목을 누비는가 하면 손을 흔들며 친근함을 표현하고 허리를 90도로 굽히는 인사를 쉬지 않고 계속했다.

    창원진해 선거구는 미래통합당 소속 현역 김성찬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관심 선거구로 떠올랐다.

    제21대 진해구 국회의원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황기철(왼쪽) 후보와 미래통합당 이달곤 후보./전강용 기자/
    제21대 진해구 국회의원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황기철(왼쪽) 후보와 미래통합당 이달곤 후보./전강용 기자/

    진해는 역대 총선에서 보수정당 소속 당선인을 배출했지만 자은3지구, 용원지구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인구가 유입되면서 다소 변화가 생겼다. 촛불 정국 이후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스며들어 지난 2017년 제19대 대선과 2018년 제7회 지방선거를 거치며 표심의 쏠림현상이 조금 완화됐다.

    제21대 총선 진해 선거구에 등록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황기철, 미래통합당 이달곤, 국가혁명배당금당 유재철 후보이고 정의당 조광호 후보는 앞서 지난 9일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번 총선은 해군참모총장 출신으로 진해의 아들·진해의 자존심을 자처하며 진해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민주당 황기철 후보와 행안부 장관·청와대 수석비서관·국회의원을 지내며 쌓은 경험과 능력을 가족이 살고 있는 진해의 부활을 위해 바치겠다는 통합당 이달곤 후보 간 맞대결 양상이다. 두 후보는 최근 발표된 선거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치열한 표 대결을 예고했다.


    MBC경남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3월 29일 실시한 조사 결과(오차범위 ±4.3%p)는 민주당 황기철 후보 37.0%, 통합당 이달곤 후보 43.0%, 지지후보 없음·잘 모름 13.9%으로 나왔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7일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4.4%p)에서는 민주당 황기철 45.9%, 통합당 이달곤 38.6%, 지지후보 없음·모름 또는 무응답 11.4%이다.

    MBC경남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5일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4.3%p) 결과는 민주당 황기철 39.6%, 통합당 이달곤 45.1%, 지지후보 없음·잘 모름 8.5%로 나왔다.(※여론조사 관련 그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고)

    지지도는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했지만 부동층은 꾸준히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사회분위기 탓에 공식선거기간 초반부터 두 후보 모두 음악이나 율동 등 시끄러운 선거운동 대신 연설이나, 출퇴근 인사, 걸어다니며 인사하는 등 조용한 유세를 이어왔다. 선거일을 불과 3일 앞두고 각 후보들은 한 사람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고 더 눈을 맞추기 위해 진해 끝에서 끝까지 오가는 광폭 행보를 펼쳤다.

    민주당 황기철 후보는 12일 오전 아침인사 선거운동 후 유세차량에 올라 중앙동, 병암동, 여좌동, 태백동, 충무동, 장천동 등 일대를 골목골목 돌며 지역민들에게 인사했고 오후에는 행암, 수치, 명동, 안골, 용원 일대를 돌며 유세를 이어갔다. 행인 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지만 지역별 공약을 설명하고 특정 지역과의 인연이나 추억 등도 꺼내놓으며 연설을 이어갔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지만 비를 맞으면서 유세를 펼치는 황 후보를 향해 손을 흔들거나 엄지 손가락를 치켜세우며 응원의 뜻을 내보이는 지역민도 있었다. 이동 중인 유세차를 본 지역민들은 차량 경적을 울리고 차창을 내려 지지의사를 표현하기도 했고 일부는 사진촬영 요청을 하기도 했다.

    황 후보는 진해에서 나고 자란 진해 출신이라는 점과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이력을 내세워 ‘바다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지사, 허성무 시장과 뜻을 같이하는 강력한 집권여당 후보라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진해 출신 신토불이 황기철을 지지해달라. 싸울 마음보다는 일할 마음으로 가득 차있는 후보를 밀어달라”며 “바다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집권여당의 힘을 얻어 진해신항을 통한 주민 이익을 극대화하겠다. 진해는 중앙 예산이 꼭 필요한 곳이고 제가 꼭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진해의 변화를 위해 집권여당의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진해는 창원시와 통합되면서 창원의 변방이 됐고 소외 당했다. 창원에는 청사, 마산에는 야구장이 있는데 진해는 이렇다할 내세울 게 없다. 창원시와의 통합을 적극 추진했던 인사를 뽑아선 안된다”고 상대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날 통합당 이달곤 후보는 아침인사 후 낮시간대 대부분을 용원지역에 머물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용원과 부산 경계지역에 있는 한 교회를 찾아 일대에서 지역민을 만나 인사하며 선거운동을 했고 이후 용원어시장 입구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특히 다양한 경력을 앞세워 진해를 위해 바로 일할 수 있는 준비된 일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기호2번 이달곤은 진해를 위해 준비된 충실한 일꾼이자 일머리가 있는 일 잘할 줄 아는 일꾼이다”면서 “서울대와 하버드대에서 지역·나라살림을 어떻게 잘 운영할지 공부하고 연구했고 국회의원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장관을 지내는 동안 쌓은 다양한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표를 주시면 국회에 가서 바로 일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 역시 상대 후보를 염두한 발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제 군인이 정치하는 시대는 끝이 났다. 국회는 복잡하고 어려운 곳이다. 초보를 뽑으면 4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험 있고 충직하고 말 잘듣는 일꾼, 기호2번 이달곤을 선택해 달라. 제대로 훈련된, 일 잘하는 이달곤을 뽑아주시면 4월 16일부터 바로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곤 후보의 유세에 용원지역 상인들은 가게 문을 열고 나와 유세에 귀를 기울이는가 하면 가던 길을 멈추고 이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어 아파트 단지와 상가 등 오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마다 차에서 내려 걸으면서 명함을 내밀며 인사를 했고 이후 저녁에는 석동, 이동 등 시내로 이동해 선거운동을 이어갔다.

    시내 곳곳에서 만난 지역 유권자 중에는 일찌감치 마음의 선택을 한 사람도 있었지만 끝까지 신중하게 인물을 비교한 후 선택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박정순(57·여)씨는 “우리 또래 사이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에는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이제는 다시 바꿔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성호(63)씨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는 현 정부의 초기 대응이 실패했기 때문이다”며 “초기에 강력한 해외 입국 통제가 있었다면 지금처럼 심각해지진 않았을 것이다. 아직 누굴 선택할지 결정하진 않았지만 여당에 대한 마음이 떠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석동 대형마트에서 만난 송모(33)씨는 “코로나19 대처가 뛰어나다는 세계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이번 정부의 성적표라고 생각한다. 과거 정부였다면 이만큼 할 수 없었을 것이다”며 “후보자 개인의 공약에 큰 차이를 둘 수 없는 상황에서 정당을 보고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용원 자영업자 김모(62)씨는 “인물로 보면 두 후보 모두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제가 살고 있는 지역민 표심은 1번과 2번이 거의 반반 갈려 있다”며 “진해는 역대 선거에서 보수성향에 강했던 곳이고 지금 정부여당을 보면 1번을 지지하고 싶지 않은데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려면 집권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희진·조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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