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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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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긴급자금 대출, 소상공인 분노 안 들리나

  • 기사입력 : 2020-04-07 20: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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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의 경색된 자금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정책이 쏟아지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돈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정부는 12조원규모의 비상 금융조치를 내놓았지만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한 지원방식에 속도가 더디자 시중은행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긴급자금대출을 맡도록 했다. 그러나 대출창구에는 ‘줄서기대란’까지 빚을 정도로 병목현상이 심각하다. 일선 창구의 늑장행정과 보신주의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은행연합회에서 긴급금융지원간담회를 갖고 소상공인 대출 신속 집행을 당부했지만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영세 소상공인 중 4~10등급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보증 없이1000만원을 5일 안에 바로 대출해주는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창구에는 새벽부터 사람들이 몰리고 있으나 하루 대출 접수 건수가 제한돼 신청조차 못하고 줄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창원시와 창녕군, 함안군을 관할하는 소진공 창원센터의 하루 접수건수는 온라인 예약 30건을 포함하여 60건에 불과하다. 관할지역에 비해 접수건수가 턱없이 적은 것이다. 이로 인해 정부가 소진공에 배정한 ‘1000만원 직접대출’ 예산은 2조7000억원에 달하지만 전국적으로 지난 3일까지 접수된 금액은 전체 예산의 7%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출창구의 늑장업무로 대출이 지연되는 만큼 비난받아 마땅하다.

    경남은 지역주력산업의 장기 침체에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서민경제가 붕괴되고 있다. 소진공이 소상공인에게 빌려주는 정책자금 연체율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3월 경남의 정책자금 연체율은 11.4%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역설적으로 어느 지역보다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다. 그런데도 창원센터에서 처리하는 건수가 하루 60건이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하루가 급한 소상공인에게 대출 신청 접수조차 안 되는 상황은 너무 가혹하다. 지금은 전시에 준하는 비상경제 상황이다. 정부가 전면에 나서 스위스와 같이 신속하게 대출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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