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5월 2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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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한 확진자 아내가 쓴 35일간의 ‘코로나 극복기’

“한 달 넘게 병실서 홀로 싸운 남편… 위로글 큰 힘”

  • 기사입력 : 2020-04-02 13: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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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다시 늘면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창원에서 지난 1일 완치해 퇴원한 한 확진자의 아내가 ‘35일 간의 남편 투병기’를 사회적 관계망(SNS)에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글은 지난 1일 오후 9시50분께 모 지역 커뮤니티에 ‘위로해 주셨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시돼 250여개의 댓글과 함께 4700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확진자의 아내라고 밝힌 그녀는 게시글을 통해 “지금까지 격려를 해준 모든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면서 퇴원을 못한 분들도 빨리 완쾌하길 기원했다. 또 항상 애써주시는 의료진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이제는 아프지않고 꽃길만 걸으시길 바래요”, “남편분과 아내분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축하드려요. 앞으로 좋은 일들만 있으시길 바랍니다”라고 하는 등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게시글 전문.

     자료사진./경남신문DB/
    자료사진./경남신문DB/

    <<위로해 주셨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2020.04.01. 21:50)

    창원 00번 확진자인 저희 신랑이 1·2차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퇴원했어요. 저에겐 평생 잊지못할 35일이었네요. 아기(출생) 50일 되던 날 신랑이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했는데 곧 100일을 앞두고 있어요. 이 일로 비로소 저는 요즘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일은 없다’라는 말이 너무나 와 닿아요. “설마 내가? 나는 아니겠지?”하며 지내왔는데 거짓말처럼 저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던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처음 확진판정을 받고 신랑이 병원으로 떠난 날 아무것도 모르는 50일짜리 아가와 홀로 텅 빈 집에서 울다 지쳐 한숨도 못잔 그날 밤. 아직까지 그날 밤을 생각하면 가슴이 막 아프고 답답해요. 아파트 방송에선 확진자 관련 방송이 흘러나오고 이게 꿈이 아니고 진짜구나…. 괜히 본의 아니게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 또한 저를 힘들게 했어요.

    신랑은 입원하고 3일 정도는 너무 괴로워 했네요. 에이즈 치료제로 쓰이는 ‘칼레트라’ 라는 약을 코로나 항바이러스제로 쓰는데 그 약의 부작용이 너무나 광대해서…. 속이 너무너무 쓰리고 아파서 물도 못 넘길 정도라고 전화하면서 너무 힘들어 했어요. 후각, 미각기능이 떨어지는거 같다고 뭘 먹어도 살기 위해서 꾸역꾸역 먹는 것 같다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파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딱 4일째부터는 증상이 거의 없어졌고 이제 몸이 제자리를 찾는다고 했어요. 2주면 완치가 된다는 뉴스를 보며 위로하며 그렇게 일주일…. 2주가 됐는데 검사를 해보니 하기도 쪽은 음성인데 상기도 쪽이 양성…. 회복되는 과정이라고 금방 괜찮아질거라고 4일 뒤 다시 검사하자 하셨는데, 그 4일 뒤의 검사도 동일…. 또 그 4일 뒤의 검사도 동일…. 또 그 4일 뒤 검사까지도 동일…. 생각보다 너무나 길어져서 그 불안함이 또다른 스트레스를 만들더라구요. 끝이 없는 싸움 같은….

    무엇보다 한 달 넘게 병실에 갑갑하게 있는 게 너무 괴로웠을 거예요. 창문조차 못 열고 24시간 내내 몇 평짜리 병실에서 홀로 멘탈(정신력) 싸움을 했어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아기 커가는 과정을 영상통화로 밖에 보지 못해서 힘들어 했어요.

    그렇게 33일째 되던 날 1차 음성 판정받고 다시 한 번 다음날 2차 검사해서 음성 판정받아서 드디어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네요.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시기이고 완치가 되어도 재확진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저는 친정, 신랑은 자가에 2주 격리할 예정이에요.

    저에게 그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저와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 위로 메시지를 보내주시고 같이 걱정해주시고 하다못해 간식을 보내주시고…, 중간중간 소식도 물어봐주시고…. 너무 감사했어요. 한마디 한마디 힘이 되었던 거 같아요.

    하루빨리 코로나19 종식이 되어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아직 퇴원 못하신 분들도 빨리 완쾌하시길….

    항상 애써주시는 의료진분들도 감사합니다.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도 건강관리 잘하고 조심하시길 바랄게요.>>

    정리=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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