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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800) 제25화 부흥시대 110

“확실하지요”

  • 기사입력 : 2020-03-26 08: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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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들은 이제 창가를 부르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는 부르지 못하게 했던 황성옛터를 간드러진 목소리로 부르고 있었다.

    ‘황성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한겨울에 듣는 창가가 기묘했다.

    어쩐지 노랫소리마저 추위에 떨고 있는 것 같았다.

    “확실하지요.”

    “우리가 인수하기로 하세. 고리대금업자하고 사기꾼이 쌀을 꿀꺽 삼키지 못하게 만들어야지.”

    이재영은 류관영과 술을 마시면서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튿날 이철규와 김연자를 불러 다시 의논했다.

    “고리대금업자가 끼어 있으니 좀 겁을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시비 걸지 못하게요. 고리대금업자는 무뢰배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대구 경찰서에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이철규가 물었다.

    “사촌이 있기는 하네.”

    “그럼 그 분을 동원하시지요. 고리대금업자를 잡아다가 하룻밤만 유치장에 넣어두고 조사하는 시늉을 하라고 하십시오.”

    “음.”

    이재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재영은 류관영과 조삼식, 이성식 등이 출발하기 전에 상황을 설명해주고 중개업자까지 보호하라고 지시했다.

    대구경찰서에 있는 사촌에게도 전화를 걸어 협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백화점과 각 회사에서 동원할 수 있는 금액을 알아보자 3천석을 구입할 수 있는 자금밖에 되지 않았다.

    이재영은 박불출에게도 연락을 했다.

    박불출의 은행에서는 2천석에 해당되는 자금을 대출해 줄 수 있다고 했다.

    1천석에 대한 자금은 류관영이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나머지 1천석이 문제였다.

    “회장님, 1천석은 사채시장에서 빌리세요.”

    김연자가 뒤에 와서 말했다.

    “사채시장?”

    “네. 명동에 사채시장이 있어요. 우리 돈과 달러를 교환하는 달러상 중에 명동에 불곰이라는 사람이 현금이 아주 많대요. 저희 무역회사도 홍콩에 갈 때 그 사람한테 달러를 사요.”

    “그럼 그 사람을 만나야겠군.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수소문해 봐.”

    “네.”

    이재영은 김연자에게 지시했다.

    날씨는 여전히 추웠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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