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02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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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해역- 이덕규

  • 기사입력 : 2020-03-26 08: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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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하고 남자하고

    바닷가에 나란히 앉아 있다네

    하루 종일 아무 짓도 안 하고

    물미역 같은

    서로의 마음 안쪽을

    하염없이 쓰다듬고 있다네

    너무 맑아서

    바닷속 깊이를 모르는

    이곳 연인들은 저렇게

    가까이 있는 손을 잡는 데만

    평생이 걸린다네

    아니네, 함께 앉아

    저렇게 수평선만 바라보아도

    그 먼 바다에서는

    멸치떼 같은 아이들이 태어나

    떼지어 떼지어 몰려다닌다네


    ☞ 그날 모임은 취소되었습니다.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누군가 번개팅을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청정하다고 자신하는 사람만 나오라고 했습니다. 나는 나를 어떻게 청정하다고 자신할 수 있었을까요? 나는 그들을 어떻게 믿을 수 있었을까요? 그날 우리는 즐거운 티타임을 갖고 장복산 드림로드를 산책했습니다. 사실 고작 몇 명 되지는 않았지만, 결론적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모두 청정해역이었습니다.

    세상은 드디어 보이지 않는 것과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청정지역은 더욱 절실할 것 같습니다. 공간의 문제만이 아닌 사람간의 관계는 시험당하고 말 것입니다. 혼자일 때 나는 나를 잘 데리고 놀고 있습니까? 내 안의 청정지역을 돌보고 확장해야 할 때가 온 것임이 분명합니다. 유희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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