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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코로나와 일상의 행복- 이상규(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0-03-24 20: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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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지난 주말 창원시 용지문화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봄 나들이를 나왔다. 애완견을 데리고 나와 산책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고, 공원 한켠에 텐트를 설치하고 아이들과 나와 공놀이를 하는 가족도 있었다. 공원 주변을 열심히 돌며 운동하는 사람도 많았다.

    #2. 매일 아침 창원서부스포츠센터에서 배드민턴을 즐기던 이 모씨는 공공 체육시설이 임시 폐쇄되자 마땅히 대체 활동을 찾지 못해 갑갑하다. 이씨는 “공공 체육시설이 문을 닫자 배드민턴 클럽 활동도 잠정 중단됐다”며 “다른 운동을 해보려 하지만 헬스장도 불안하다. 집에서 동영상을 보며 홈 트레이닝을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상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 개학연기, 온라인 강의,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두기, 행사 취소, 소모임 취소, 다중이 모이는 곳 안 가기 등….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이 중지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특히나 사람이 모이는 밀폐된 공간을 경계하니 일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집에 머물거나 아니면 야외를 찾게 된다. 해서 ‘집콕’으로 인한 문제도 생긴다. 전국적으로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신고가 늘고 있다. 이동 제한, 자가격리, 개학 연장, 재택근무 등으로 온 가족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층간소음 문제도 커졌다. 한 아파트에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개학 연장 등으로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층간소음 민원과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이 붙었다.

    뉴스를 보면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 뒤늦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과 미국 곳곳에서 중국의 ‘우한식 봉쇄’와 비슷하지만 수위가 낮은 이동제한 조처가 잇따라 도입되며 약 10억명에게 외출 자제령이 내려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뉴저지 주는 최근 주 전역에 900만명에 이르는 뉴저지 주민들을 상대로 ‘자택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에 모든 모임이 금지되며 모든 비필수 소매 영업점은 문을 닫아야 한다. 식료품점·약국·의료물품 매점·주유소·편의점·은행·세탁소·주류 판매점 등은 예외다. 이로써 뉴저지 주는 앞서 자택 대피 명령을 내린 캘리포니아·뉴욕·일리노이·코네티컷 주에 합류하게 됐다. 이들 주의 인구를 모두 합치면 8000만명을 넘어선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기준 미국인 4명 중 1명이 자택 격리 또는 영업장 폐쇄 명령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국가 전체를 ‘봉쇄’하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탈리아는 국가 공급망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일부 사업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다음 달 3일까지 폐쇄하는 초강수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그 때까지 전 세계적으로 이동과 여행이 제한될 것이다. 경제가 잘 작동하지 않으니 많은 회사가 어렵고 일상을 사는 모든 생활인들이 그 영향을 받고 있다.

    그에 앞서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마저 당분간 할 수 없다. 아이들은 학교 등교하고 어른들은 직장에 나가고, 친구 만나서 수다 떨고 영화보고 맛집을 찾아 밥을 먹는 일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로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매일 절감하는 요즘이다.

    이상규(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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