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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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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탁한 물은 건강과 재물을 잃게 한다

  • 기사입력 : 2020-03-13 07: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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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안군 칠원읍 무기리에 위치한 주씨고가(周氏古家)는 ‘이인좌의 난(영조 4년)’을 평정하는데 공이 큰 국담(菊潭) 주재성(周宰成)의 생가이자 주씨 종가이다. 고가는 대문(지금은 솟을삼문으로 개조했음)과 사랑채로 쓰인 감은재(感恩齋)와 안채, 손님이 머물렀던 영빈사(迎賓舍), 사당인 부조묘(不 廟·불천위 제사의 대상이 되는 신주를 둔 사당)가 있고, 연못 정원으로 알려진 무기연당(舞沂蓮塘·국가민속문화재 제208호)이 있다. 감은재는 주재성의 장남인 주도복(周道復)의 호이며 ‘부모의 은덕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는 뜻이다.

    정려문인 정문은 국담의 충신정려와 감은재의 효자정려를 기리기 위한 충효쌍정려문(忠孝雙旌閭門)이라 일컫는다. 고가에는 주문보의 23대손인 주익재가 관리를 하며 살고 있다. 칠원의 무릉마을에 정착해 입향조가 된 주문보는 조선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 서원을 세운 주세붕의 아버지로 주재성은 주문보의 장남이며 주세붕의 형인 주세곤의 후손이다.

    무릉산에서 뻗어내려 온 산등성이의 맥(脈)을 따라 내려온 곳에 지어진 주씨고가는 칠원천을 앞에 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전형적인 터이다.

    고가 뒷산은 노적봉의 형상으로 외양은 그럴듯하나 작은 돌무더기가 많은 ‘포양산’과 골이 많은 ‘현군사’로 이루어져 항상 냉기가 집안에 감돌며 주변 또한 장서방골, 장승백이골, 압사골, 득실골 등의 이름이 의미하듯 골짜기가 많은 곳이다. 뒷산, 그 속은 냉혹한 터의 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다행히 병풍처럼 무기마을을 감싸고 있어 외부의 흉풍과 살기(殺氣)를 막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주씨고가는 골목으로부터 꽤 들어간 곳에 위치한 ‘막다른 집’이어서 도로의 흉풍과 살기를 바로 맞지 않도록 솟을삼문을 남서방향으로 틀었다. 말을 타고 내릴 때 딛는 돌인 상마석과 하마석이 정문 양쪽에 있는데, 종손은 그것 또한 조상의 유물이라면서 귀히 여겼다. 고가는 부조묘와 사랑채의 기운이 가장 좋으며 안채는 보통의 기운을 내뿜고 있기에 사랑채에서 생활하기를 적극 권했다.

    그러나 사랑채와 안채 마당은 자갈을 깔아놓았으며 사랑채에서 곧장 바라다 보이는 곳에 무기연당이 있어 자칫 찬 기운이 배가될 수 있기 때문에, 거주자의 건강을 위해 자갈을 걷어내고 흙이나 잔디를 심어야 한다. 뒷산의 암석과 골짜기의 냉기, 고가의 바로 뒤쪽에 있는 공장과 칠원천 주위의 공장을 비롯한 철탑에 의해 발생하는 소음과 전압살을 비보(裨補·흉살을 막고 허한 곳을 보완함)하기 위해 마당에 나무를 촘촘히 심어 담과 함께 이중 방비를 해야 한다.

    연못 정원으로 널리 알려진 무기연당의 연못은 주재성의 호를 따라 ‘국담’이라 했으며 모양은 천원지방(天圓地方·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이라는 유교적 우주관을 형상화한 것이다. 연못 가장자리에 직사각형으로 2층의 자연석을 쌓고 그 속에 둥근 인공섬, 즉 석가산(石假山·정원 따위에 돌을 쌓아서 만든 산)을 만들어 땅과 하늘을 표현했다. 하지만 원활한 배수가 되지 않음으로 인해 녹조현상이 발생해 탁수(濁水)로 변한 물을 활수(活水·흐르는 물)로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야만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더 높아지고 거주자의 건강도 잃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주(八字)에 물이 없으면 남녀를 막론하고 여행을 자주 하면서 물을 많이 보는 것이 좋다. 연못을 조성하거나 어항에서 살아 숨 쉬는 물고기를 자주 보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우울증 퇴치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물은 수시로 갈아주면서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사주에 물이 없는 남자가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에게 물은 돈과 여자를 상징하기에 여자 운이 없고 돈 관리를 잘 해야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겠다고 했더니, 부인과 사별한지 20년 정도 됐는데 만나는 여자마다 돈을 요구해 모아 둔 돈도 거덜 나고 여자도 사라지면서 우울증이 왔다며 하소연을 했다.

    본인은 순수한 감정으로 노년을 서로 의지하며 보내려고 여자를 만났지만, 상대는 돈만 요구했으니 여자 복이 없는 사주다. 자식과 다툰 뒤 10년 동안 소통이 없어 사후에 대한 염려가 크다 하기에 공원묘원 내에 있는 좋은 터(부부 합동 평장 묘)를 잡아준 후, 매장한 부인의 묘를 화장(火葬)해서 안치하도록 했다.

    게다가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에 살면서 흉한 일을 수없이 겪었다고 하여 감정한 결과 나쁜 기운이 너무 많아 조속히 이사할 것을 당부했다. “수무부모, 숙비인자(誰無父母, 孰非人子·부모 없는 자식이 그 누구며, 사람의 자식이 아닌 자가 누구인가)”, 주문보의 차남인 주세붕 묘역의 망주석에 새겨진 글귀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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