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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84) 제25화 부흥시대 94

“고마워요”

  • 기사입력 : 2020-03-04 08: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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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호텔에서 부산의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호텔 앞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대부분 남루한 옷을 입고 궁색해 보였다. 전쟁 중이라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거지 아이들도 떼를 지어 몰려다녔다.

    일자리를 구하는 실업자들도 많았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부산은 선진국처럼 활기찬 도시가 될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자 우울했다.

    보리가 가방을 들고 도착했다.

    보리는 원피스에 코트까지 걸치고 있었다. 머리를 곱게 빗어 뒤로 묶어 제법 어른스러워 보였다.

    “회장님.”

    보리가 가방을 놓고 이재영에게 달려와 안겼다.

    “하하. 서울 갈 준비를 한 것이냐?”

    이재영은 보리를 안아주었다.

    보리도 전쟁의 희생자다. 이미 수많은 상이군인들이 발생했고 거리에 과부와 고아들이 넘친다.

    “네. 옷을 다 싸가지고 왔어요.”

    “잘했다.”

    이재영은 소파에 앉았다. 보리가 이재영의 무릎에 올라와 앉았다.

    “저녁은 호텔의 식당에서 먹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놀고 있어라.”

    “회장님은요?”

    “나는 저녁에 모임이 있어.”

    “그럼 영화구경하고 와도 돼요?”

    “그래. 돈 있냐?”

    “주세요”.

    보리가 웃으면서 두 손을 내밀었다. 이재영은 지갑에서 돈을 꺼내 보리에게 주었다.

    “고마워요.”

    보리가 이재영에게 키스를 했다.

    이재영은 몸이 더워지는 것을 느꼈다.

    낮이었으나 이재영은 보리와 사랑을 나누었다.

    이철규와 교수들이 도착한 것은 거의 저녁 5시가 되었을 때였다.

    이재영은 그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키가 큰 쪽이 한국대 교수로 이름이 장기철이고 몸이 약간 뚱뚱한 쪽이 민국대 교수로 이름이 유문호였다.

    “오시느라고 고생이 많았습니다. 짐부터 푸시죠.”

    이재영은 그들에게 방을 안내해 주었다. 그들의 방은 3층이었고 이재영의 방은 5층이었다.

    “내려가서 커피 한잔 하시겠습니까?”

    짐을 풀자 이재영이 물었다.

    “예.”

    이재영은 그들을 데리고 커피숍으로 갔다. 커피숍에는 뜻밖에 사람들이 많았다.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 이재영은 그들에게 점심 때 부산의 경제인들을 만난 이야기를 했다.

    “전쟁이 끝날 때를 대비하여 부흥단을 만드는 것은 훌륭한 생각입니다. 감탄했습니다.”

    장기철이 말했다. 그는 일본의 게이오대학에서 공부했다고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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