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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83) 제25화 부흥시대 93

“제가 전화 드린 이재영입니다”

  • 기사입력 : 2020-03-03 08: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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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부장관과 서울에서 오는 교수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다. 저녁은 명월이 있는 요정에서 하기로 했다.

    점심때가 되자 부산에 있는 경제인들 다섯 명이 영주의 요정으로 왔다.

    “제가 전화 드린 이재영입니다.”

    이재영은 요정 대문에서 그들을 맞이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한양방직의 김재수요.”

    김재수는 풍채가 좋았다. 김재수는 방직회사를 여러 개 갖고 있었다. 일본 군복을 생산하여 친일파로도 불렸다.

    “천지제분의 이덕수요.”

    이덕수는 밀가루 공장을 갖고 있었다. 한때 금광을 여러 개 소유하여 금광왕으로도 불렸었다.

    “임피미곡의 조덕구요.”

    조덕구는 군산의 쌀장수다. 전국의 쌀을 수집하여 일본에 수출하던 인물이다.

    “오대양전기의 현석호요.”

    이재영은 그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었다.

    조양사의 김우진은 30분 늦게 왔다. 그는 호남의 만석꾼으로 여러 개의 기업을 갖고 있었다. 나이는 50대 후반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땅을 갖고 있다는 사람이었다. 일제강점기 때 비행기를 헌납하여 친일파로 불리기도 했다.

    “오늘 여러 어르신들을 모신 것은 제가 일전에 홍콩에 갔을 때 그곳 경제인들로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소생은 서울에서 프린스 백화점을 경영하는 이재영입니다.”

    이재영은 공손히 입을 열었다. 그들은 요정의 큰방에 앉아서 기생들의 차 대접을 받았다.

    “요정도 여러 개 갖고 있다고 하던데…?”

    “예. 부산과 서울에 여덟 개가 있습니다.”

    “요정왕이로군, 진시황이 안 부럽겠소.”

    김재수의 말에 사람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직 전쟁 중입니다만 조만간 휴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휴전이 되면 우리가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게 뭐요?”

    “나라를 부흥하는 일입니다. 혹자는 그게 경제인들과 무슨 상관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건물은 무너지고 도시는 폐허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사업을 하려고 해도 나라의 부흥 없이는 할 수 없습니다. 무너진 건물을 새로 짓고 물건을 생산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부와 기업이 부흥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돈을 내서 부흥을 하는 거요?”

    “우리는 기업가입니다. 정부와 함께 부흥을 하면서 이익도 도모해야지요.”

    이재영은 부흥단에 대해서 자유토론을 하게 했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부흥단에 대해서 찬성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에는 마침내 부흥단의 결성을 이재영이 맡기로 합의가 되었다.

    이재영은 경제인들과 헤어지자 피닉스 호텔로 갔다. 방은 모두 네 개였다. 보리에게 전화를 하여 호텔로 오게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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