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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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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홀대받는 교육자-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0-03-02 20: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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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4개 부문의 상을 받은 후, 수상 소감에서 ‘하루를 쉼 없이 무식한 성실함에 하늘이 감동을 준 것’이라고 말했는데, 얼마나 억척스런 집념을 가지고 자기 일에 충실했는가를 알 수 있다.

    전 문화부장관인 이어령 교수는 ‘지금까지 서양문화에 기생하던 우리 문화가 이제부터 우리의 빛을 발하는 햇빛 문화가 되어 세계 무대에 우뚝 설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봉준호 감독이나 방탄소년단 같은 영재들이 많이 나와 국격을 높이고, 위상을 세계만방에 떨치게 될 날이 도래할 것이라고 희망적인 말도 했다.

    이런 좋은 기운의 기저는 그 무엇보다도 교육의 힘이며, 세계 200여 국가 중에서 단기간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된 나라도 우리밖에 없으며, 그 밑바탕은 교육의 힘이라고 극찬을 하고 있다.

    요즘 우리 어린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개성이 강하고, 부모들도 1~2명밖에 안 되는 자식이라 금지옥엽같이 키우다 보니 문제점도 많다. 친구끼리 다툼에 선생님이 꾸중을 하면, 학생들이 부모나 긴급전화(?)를 먼저 찾는 세상이 되다 보니, 선생님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옛날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을 정도로 존경을 받았는데, 요즘은 제자한테 폭행을 당하는 정도로 홀대받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도 선생님들은 교육자라는 사명감 때문에 자존심마저 꺾고 살아간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학생들의 창의성과 개성교육을 위해서 오늘도 남을 의식하지 않고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화두에 제일 많이 오르는 것이 교육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교육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당선 후 교원우대책이라는 미명 아래 쥐꼬리만한 수당을 인상해주며 별의별 간섭을 다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총선의 지역구 의원이나 비례대표 의원들의 단골 메뉴도 교육이다. 지역구 의원은 개인의 스팩으로 당선될 사람들이지만, 비례대표는 당에서 각 분야의 전문성 있는 사람을 추천하는데,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당선권 후보군에 권력과 금력, 백이 있는 사람과 ‘士’(변호사·판사·검사·의사·박사)자 항렬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전 공무원의 절반에 가까운 40만 교원과 800만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불평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스승 ‘師’자 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은 정치인들이 교육자들을 얕잡아, 말 없고 어리숙하니까(?) 팽(烹)시켜 버린 것 같다.

    교육자들은 정치에 큰 욕심은 없지만, 교육문제만큼은 혜안(慧眼)이 있는데, 정치인들은 미래 교육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교육자를 존경은 못할지라도 경시(輕視)하는 풍조는 없어야 할 것이다.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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