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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15분에 한 건씩 단속 적발, 그대로 둬야 하나- 이상규(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0-02-24 20: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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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 4대 의무’는 국방, 근로, 교육, 납세의 의무를 말한다. 여기에 환경보전의 의무, 공공복리에 적합한 재산권 행사의 의무가 더해지면 ‘국민의 6대 의무’라고 부른다. 이 중 의무이면서 동시에 권리이기도 한 근로의 의무와 교육의 의무는 대부분 잘 지키지만, 국방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는 어기는 사람이 종종 있다. 특히 위세가 있거나 정치인 중에 그런 사람이 많다.

    보통 사람들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내라고 하는 세금을 착실히 잘 낸다. 세금이 달갑지는 않지만 세금이 공동체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일부는 다시 복지혜택으로 돌아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금 고지서가 날아 오면 별로 기분이 안 좋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분이 언짢은 고지서는 교통위반 과태료 고지서가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 교통위반 과태료로 내는 돈이 제일 아까운 돈처럼 느껴진다.

    필자도 다른 운전자와 마찬가지로 평소 교통위반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년 한두 번은 뜻하지 않게 그런 고지서를 받는다.

    주로 자기도 모르게 속도위반을 했다는 것인데, 지난해 받은 고지서는 창원시 동읍 신방초등학교 앞에서 시속 30킬로미터를 넘어서 받았다.

    그날 동료들과 인근에 오리탕을 먹으러 가다 찍힌 것 같다. 속도는 시속 40 몇 킬로 정도 됐던 것 같다. 학교 앞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기준 속도가 30km/h 로, 아차하는 순간 찍힌다.

    지난해 경남에서 과속 카메라 단속에 가장 많이 적발된 구간 상위 3곳이 모두 어린이보호구역이었다.

    경남지방경찰청이 집계한 ‘2019년 고정식 무인 카메라 과속단속 실적’에 따르면 도내에서 과속단속이 가장 많이 적발된 구간은 밀양시 상동면 금산리 상동초등학교 앞(청도에서 밀양방면)이다. 지난해 이곳에서만 4만657건의 과속단속이 이뤄졌다. 하루 평균 약 111건, 시간당 약 4.6건, 15분당 1건 이상의 과속 차량이 적발된 셈이다.

    이곳은 마을 통과 지점에다 어린이보호구역으로 평소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해 지난해 3월 제한속도 30km/h 과속카메라가 설치됐다.

    2위는 밀양시 삼랑진읍 송진리 송진초등학교 앞으로 연간 2만7570건이 적발됐고, 3위는 창녕군 유어면 부곡리 유어초등학교(양방향)로 2만27건이 적발됐다.

    작년 한 해 경찰이 속도위반, 신호위반 등 도로교통법 위반 단속으로 국민에 부과한 과태료가 사상 최대 규모인 7892억원에 달한다. 작년 한 해 부과한 교통단속 범칙금을 합치면 8868억원 규모다. 작년 한 해 과태료·범칙금 부과 건수는 총 1768만건이다. 과태료는 통상 무인카메라로만 단속되며 운전자에게 벌점이 부과되지 않는 반면, 범칙금은 경찰관이 직접 단속하며, 벌점이 부과된다는 차이가 있다.

    정부가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해 과하다 싶을 정도의 조치를 취한 데는 나름 이유가 있고, 한편으론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15분에 한 건씩 단속에 적발된다는 건 아무래도 도로 구조나 단속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내비게이션이나 휴대폰 앱을 통해 속도위반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자주 적발된다면 뭐가 문제인지 행정이나 결찰 당국에서도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이게 지속될 경우 ‘단속을 위한 단속’이 아닌지 의심받게 된다.

    이상규(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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