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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라이프] 뚜벅씨 앱켰다 버스비 애꼈다

앱으로 교통비 줄이는 광역알뜰교통카드

  • 기사입력 : 2020-02-18 21: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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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교통 이용자가 자가용 이용자보다 많을수록 사회 전체적으로 유익한 측면이 많다. 자가용이 줄어들면 교통혼잡 및 교통사고 등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고, 대기오염배출량이 줄어 환경 개선에도 기여한다.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자연히 걷기 운동이 되니 개인의 건강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여기에다 대중교통 비용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앱 등을 활용해 이처럼 사회는 물론 개인에게도 유익한 제도를 올초부터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앱 이용자의 생생한 후기를 통해 그 정체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뚜벅이 직장인, 교통비가 줄었다

    창원에 사는 직장인 박민아(가명·28·여)씨는 이른바 ‘뚜벅이’다. 평일 아침 박씨는 자신이 사는 창원시 의창구 봉림동의 한 아파트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약 250m를 걸어간다. 시내버스 시간이 안 맞으면 아파트에서 560m 정도 떨어진 정류장까지 걸어가 버스를 타기도 한다. 직장이 있는 의창구 신월동에서 하차하면 직장까지 330m가량을 또 걸어간다. 버스를 타고, 580~890m가량을 걷는 게 박씨의 평소 출근길이다. 퇴근길은 이 과정을 정확히 거꾸로 하면 된다.

    박씨는 지난 2018년 말 취업한 뒤부터 매일 이런 경로로 출퇴근하고 있다. 두 차례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박씨의 하루 교통비는 2900원(교통카드 기준), 한 달 5만8000원가량이다. 그런데 최근 광역알뜰교통카드를 사용한 이후 교통비가 4분의 3(75%)으로 줄었다. 어떻게 된 걸까?

    박씨는 지인의 권유로 ‘광역알뜰교통카드’를 지난 1월 말 신청했다. 교통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해당 카드로 버스요금을 결제하면 곧바로 버스비의 10%가 할인된다. 뿐만 아니라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거리는 마일리지로 보상받는다. 그 금액이 버스요금의 거의 20%에 달한다. 마일리지를 받기 위해선 스마트폰에 광역알뜰교통카드 앱을 깔아야 한다. 앱을 통해 이동한 거리를 측정, 이에 비례해 마일리지가 적립되기 때문이다. 박씨의 출퇴근길은 이제 해당 앱을 켜 ‘출발’을 누르고, ‘도착’을 누르는 것으로 끝맺는다.

    이번 달 3일부터 14일까지 박씨의 광역알뜰교통카드 사용 횟수는 14회. 이 가운데 마일리지 적립은 12건이었다. 두 건은 하차태그를 하지 않아 마일리지 적립이 되지 않았다. 적게 걸은 날에는 152원, 많이 걸은 날에는 249원으로 평균 210원의 마일리지가 적립됐다. 월 20일 출근에 40회 정도 광역알뜰교통카드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박씨는 버스요금(1450원) 10% 할인으로 월 5800원(145원x40), 마일리지 적립으로 8400원(210원x40), 도합 1만4200원의 교통비를 아끼게 된다. 예상되는 교통비 월 5만8000원의 약 25%(24.4%)가 할인되는 셈이다.

    박씨는 “처음엔 엘리베이터에서 앱을 켜고 한다는 게 굉장히 어색했다. 그래서 깜빡할 때도 많았다. ‘출발’ 누르는 것도 잊어버리고 도착해서도 ‘도착’ 누르는 걸 깜빡하기도 했다. 하차할 때 카드를 찍고 내려야 되는데 그것도 잊어버려서 마일리지를 적립 못한 적도 있다”면서도 “1~2주 하니까 이제는 습관이 됐다. 앱을 활용해 이 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상당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광역알뜰교통카드란?

    교통카드 할인(10%)과 마일리지 적립(최대 20%)을 결합해 최대 30%의 대중교통 요금을 할인받는 제도다. 출·퇴근 등으로 대중교통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대중교통과 보행·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됐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대상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전국 13개 시·도에 속한 101개 시·군·구가 사업 대상지역이며, 경남은 작년 시범사업 대상지였던 양산을 포함해 창원, 거제, 김해, 밀양, 산청, 진주, 창녕 등 8개 시·군이다. 경남지역에서 광역알뜰교통카드를 통한 할인혜택 제공에 드는 예산은 3억원으로 대광위, 경남도, 시·군이 공동 부담하고 있다. 정부·지자체 예산은 마일리지 적립에 대한 것으로, 교통비 10% 할인은 광역알뜰카드를 발급하는 카드사(신한·우리·하나)에서 하고 있다.

    ◇얼마나 할인받나?

    우선, 후불카드(신용카드)로 된 광역알뜰교통카드를 통해 교통카드를 찍고 이용하는 대중교통 요금의 10%가 할인된다. 다음은 적립된 마일리지를 통해 최대 20%까지 할인을 받는다.

    마일리지 지급액은 교통요금 지출액과 보행·자전거 이동거리에 비례해 책정된다. 보행·자전거로 이동한 거리가 800m 기준으로 교통요금 2000원 이하, 2000원 초과~3000원 이하, 3000원 초과일 때 각각 최대 250원, 350원, 450원을 받는다. 각 요금별 이동거리가 800m 이하일 경우에는 그에 비례해 금액이 낮아진다. 마일리지 적립은 월 최대 44회 가능하다. 올초 시행할 때 월 40회 한도였지만 4회 더 횟수가 늘었다.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면 마일리지를 지급받지 못한다. 경남의 경우 주된 대중교통은 시내버스로, 버스요금이 2000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도내 광역알뜰교통카드 이용자들이 주로 적립 가능한 최대 마일리지 지급액은 회당 250원으로 예상된다.

    대광위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전국의 광역알뜰교통카드 시범사업지역 이용자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은 월 평균 40.6회 대중교통을 이용헤 7만2253원의 요금을 지출했고, 월 평균 1만2246원의 할인을 적용받아 약 17%의 교통비를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일리지를 적립하기 위해서는 출발지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광역알뜰교통카드 앱을 켜 ‘출발’을 누르고, 정류장에서 대중교통을 탈 때 광역알뜰교통카드를 사용하고, 도착지에 도착해서 앱에서 ‘도착’을 누르면 된다. 대중교통 하차 시 카드로 하차를 찍지 않으면 마일리지 적립이 되지 않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경남 3500명, 선착순!

    광역알뜰교통카드 이용자 수는 한정돼 있다. 책정된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경남에 배정된 인원은 3500명이다. 시·군별로는 창원 1100명, 양산 1000명, 김해 500명, 진주 400명, 거제 200명, 밀양·창녕·산청 각각 100명이다. 해당 시·군을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둔 지역민(성인)이 광역알뜰교통카드 사용 신청을 할 수 있다. 카드신청은 ‘광역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광역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 홈페이지에 실시간 업데이트 되는 ‘실적통계’를 보면, 18일 오전 11시 기준 경남지역 총 가입자 수는 837명이다. 시·군별로는 양산 457명, 창원 243명, 김해 90명, 진주 30명, 거제 13명, 창녕 3명, 밀양 1명, 산청 0명이다. 지난해 시범사업 때부터 참여한 양산의 이용자 수가 가장 많다. 창원에서는 이번 달 2주 사이 약 200명이 가입했다. 도내 다른 사업대상지역보다 증가세가 빠른 편인 창원에서는 직장인(157명), 20대(160명), 여성(192명) 이용자(중복 집계)가 많았다.


    대광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전국적으로 광역알뜰교통카드 수요를 살펴본 뒤, 추가 예산을 확보해 수요가 높은 곳에 이용자를 더 늘리는 등의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안대훈 기자 ad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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