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18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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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보도연맹 희생자 ‘무죄’ 판결] ‘억울한 죽음’ 70년 만에 진실 밝혀졌다

법원, 국방경비법위반 사건 재심
유가족 “무죄 선고에도 가슴 먹먹”
경남도, 합동 위령제 등 지원 방침

  • 기사입력 : 2020-02-14 18: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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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에 의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마산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6명에 대해 법원이 70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이재덕 원장)는 14일 오후 2시 故노상도 씨 등 6명의 국방경비법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에서 노치수(73)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희생자 경남유족회 회장을 비롯한 6명이 아버지를 대신해 낸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노치수(마이크 잡은 이)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경남유족회장 등 유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4일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한국전쟁 때 숨진 보도연맹원 6명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후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노치수(마이크 잡은 이)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경남유족회장 등 유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4일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한국전쟁 때 숨진 보도연맹원 6명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후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앞서 진행했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들에게 무죄를 구형한 바 있다.

    마산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1950년 6월 15일부터 8월 초순 사이 헌병과 경찰이 마산지역 보도연맹원 500여 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마산형무소에 가두고 마산지구계엄고등군법회의에서 국방경비법상 이적죄로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한 사건이다. 해당 사건으로 이번 재심에서 무죄가 밝혀진 6인을 포함해 141명이 사형을 당했으며, 사망 경위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희생자는 1681명에 달한다.

    재판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故노상도씨 아들 노치수씨는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희생자들은 이유도 모른채 억울하게 돌아가셨다”며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의 생사도 제대로 알지 못한채 힘겨운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또 “당시 국가가 비밀리에 재판을 하고 이후 수십년간 숨겨왔다는 것에 원통하다”며 “이제라도 무죄가 선고돼 환영할 만하지만 가슴 한편으로는 먹먹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는 법원의 무죄판결을 반겼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70년이 걸렸다. 국가 폭력으로 말미암은 모든 고통이 이번 무죄 판결을 계기로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기원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들에 대한 경남도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도는 합동 위령제와 역사 구술 증언록 작업 등 후손들의 역사 바로 알기 사업도 지원할 방침이다.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도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국회에 계류 중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역사적 판결이며, 법안을 심사하는 ‘국회의 시간’이다”며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허성무 창원시장 역시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잘못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법원의 이번 결정은 매우 의미 있는 역사적 진전이며, 이번 판결이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열린사회희망연대,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 14개 지역 시민단체는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들은 재판이 끝나자마자 마산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와 함께, 이를 통해 진실화해위원회의 재출범과 보상특별법 제정, 가해자 처벌 등이 하루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촉구했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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