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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8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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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65) 제25화 부흥시대 75

“회장님, 가요”

  • 기사입력 : 2020-02-06 08: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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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 하단에 영화제목과 그림으로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림은 외국인 여자와 남자가 그려져 있었다.

    -사랑의 崇高함은 黃金보다 重하더라

    제목 아래 선전 문구였다.

    -퀴리 부인의 美貌! 아라 카슨과 왈러 피존의 명콤비가 그려내는 萬人의 心琴을 울리고야 말 人情悲劇!

    이재영은 영화를 본 일이 거의 없었다. 영주의 말에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회장님, 가요.”

    영주가 이재영을 졸랐다.

    “알았어.”

    이재영이 대답했다.

    영주가 지배인을 불러 손님들을 잘 접대하라고 지시했다.

    이재영은 저녁을 일찍 먹고 영주와 함께 요정을 나섰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영주는 한껏 모양을 냈다. 긴 스커트에 허리가 잘록한 상의, 그리고 모자를 썼다. 목에는 이재영이 사준 목걸이를 걸었다. 요정에는 벌써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요정에서 극장까지는 걸어서 30분이나 걸렸다. 극장에는 외국영화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표를 끊어 입장을 하자 소년들이 껌, 초콜릿, 오징어를 팔고 있었다.

    영주가 오징어를 한 마리 샀다. 이내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는 늙은 여주인공의 회상으로 시작되었다.

    여자는 미국 남부의 시골에서 살았으나 어느 날 도시에서 온 부자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우여곡절 끝에 남자와 결혼을 하지만, 남편에게 여자가 생겼다는 오해를 하여 헤어지려고 한다. 이에 남편의 친구가 오해를 풀어주고 두 사람은 다시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남편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여자는 고향으로 돌아와 늙어서 병들게 된다, 그녀는 남편과의 열렬한 사랑을 회상하면서 산다. 그 무렵 후손들이 유산 싸움을 하지만 여자는 슬기롭게 해결하고 남편의 사진을 보면서 여보 내가 잘했죠? 라면서 미소를 짓는다.

    스토리는 짜임새 있고 화면도 좋았다. 여자 배우 아라 카슨도 아름다웠다.

    “너무 재미있죠?”

    극장에서 나오면서 영주가 이재영의 팔짱을 끼었다.

    “응. 재미있네.”

    이재영은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을 때 영화를 몇 번 본 일이 있었다. 대부분 일본군을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나도 피가톤 부인처럼 머리를 해야겠다.”

    영주가 극장에 그려져 있는 아라 카슨의 사진을 보면서 재잘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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