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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문케어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종철(창원시보건소장 성균관대 의대 명예교수)

  • 기사입력 : 2020-02-03 20: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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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에 나가 보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를 부러워하는 연구자가 많다. 우리 건강보험은 전 국민이 가입해 있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의료기관 접근성도 매우 뛰어나다. 소소한 문제들이 없지는 않으나 우리나라의 건강 성적표를 보면 평균수명이나 신생아 사망률 등의 수치는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건강보험을 개혁하겠다고 나섰다. 비급여로 국민들의 직접적인 의료비 부담이 많고, 실손형 보험으로 인한 의료과소비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 점진적으로 비급여를 없애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 국민 상당수는 공보험 외 실손 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이 보험은 공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뿐만 아니라 급여 부분의 자기 부담금까지 보장해주고 있다.

    크게 봤을 때 문케어의 방향성은 옳다. 그러나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비급여를 모두 급여화하게 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그렇기에 비급여를 없애겠다는 선언으로 의료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보다 기존처럼 존속시키되, 지금까지 의료기관에서만 결정하던 비급여 서비스의 가격을 보험협회(보험사)와 의사단체가 함께 만든 별도의 독립기관에서 정하게 함으로써 비급여 진료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된다. 미래사회는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의한 혁명적 시기이다. 새로이 개발되는 많은 의료기기들과 바이오신약 등은 우리 미래산업과 의료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으며,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미래 의료기술의 발달을 포용하지 않는다면 자칫 의료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마음이 든다. 문재인정부에서 지금 있는 보험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나선 것은 높이 평가한다. 이미 많은 선진국들도 자신들이 가진 보험제도를 손보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선언만으로는 문제를 풀지 못한다.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세심한 대책을 세워 우리가 가진 장점을 더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어 나가기 바란다.

    이종철(창원시보건소장·성균관대 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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