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22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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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생존자 3명, 당신마저 떠난다면…

위안부 피해 할머니 평균 92.4세
전국 240명 중 생존자 19명뿐
지난 23일 창원서 1명 하늘로…

  • 기사입력 : 2020-01-28 21: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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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 할머니가 점점 줄고 있다. 지금 살아있는 피해 할머니들도 평균 아흔두 살을 넘긴 고령으로 많이 쇠약해져, 일본의 사죄를 받기까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28일 6면 ▲창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별세 )

    28일은 양산 출생으로 만 14세에 위안부로 연행되어 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평생을 인권운동가로 살다 세상을 떠난 고 김복동 할머니의 1주기가 되는 날이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창원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다른 한 분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지난 한 해에는 고 김복동 할머니를 포함해 5명의 피해 할머니가 별세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일을 하루 앞둔 28일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에 설치된 인권·평화 조형물 ‘기억과 소망’ 소녀상에 빗방울이 맺혀있다./김승권 기자/
    경남도교육청 제2청사에 설치된 인권·평화 조형물 ‘기억과 소망’ 소녀상에 빗방울이 맺혀있다./김승권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은 지난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로부터 처음 나왔다. 그 이후 많은 이들이 법정이나 운동 현장 등지로 나서 일제의 만행을 살아있는 목소리로 증언하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는 많은 이들이 노환이나 병마로 눈을 감으며 점차 그 수가 줄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위안부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40명으로 221명이 숨지고 19명이 생존해 있다. 생존자 평균 나이는 92.4세다. 이들은 정부 지원이 시작된 1993년 이래 정부에 등록한 피해자다. 피해 사실을 숨기려 별도 신청을 하지 않은 이들도 있을 수 있어 실제 피해자가 얼마나 더 있을지는 가늠이 안 된다. 240명 중 경남 출신은 37명으로 이 중 34명이 숨지고 3명이 창원에 있다.

    이 가운데 김양주(96) 할머니는 지난 2016년 뇌졸중 등이 발병해 혼자 거동할 수가 없어 창원의 마산우리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도 어릴 때 일제에 끌려가 중국 대련 등에서 위안소 생활을 하고 일본 패망 뒤 연합군 포로로 귀환을 했다. 아울러 창원에는 신원을 외부로 밝히지 않은 아흔 나이의 할머니 두 분(호적상 90·88)이 더 있다. 이들 모두 노환으로 신체가 많이 쇠약해져 있다고 전해진다.

    이번 위안부 피해 할머니 한 분의 별세로 다시금 일본의 만행에 대한 사죄가 제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지만, 언제 실현될지 기약은 없다.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은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한 사업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 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일본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더 이상 과거 식민지 시대의 과오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위안부 관련 단체들은 일본의 사죄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언젠가 위안부 피해가 왜곡된 역사로 얼룩지고 잊히거나 관심이 떨어질 것을 걱정한다. 산 증인의 시대가 저무는 지금, 후세에 역사 청산과 정의 실현을 위한 과제가 더욱 막중하다는 것이다.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대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중에 고령임에도 지금도 역사 청산과 사죄를 요구하며 활동을 하는 분들이 각지에 있지만, 경남은 세 분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아 활동하실 수 없다”며 “할머니들은 모두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를 바라며 적어도 한 발짝이라도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할머니들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이것이 진정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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