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2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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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모로코 (1)

자연 그대로의 너, 이토록 자연스럽구나
바다와 맞닿아 있는 ‘탕헤르’
드라마 ‘배가본드’ 촬영하기도

  • 기사입력 : 2020-01-22 2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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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이 사랑에 빠진 나라 모로코. 이브 생 로랑이 모로코를 방문하고서야 ‘색(色)’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모로코는 생동감 넘치며, 자연 그대로의 날것에서 영감을 찾을 수 있는 나라이다.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노마드 팰리스 호텔 수영장.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노마드 팰리스 호텔 수영장.

    내가 모로코에서 집을 렌트해서 살던 도시 ‘탕헤르’는 지브롤터 해협과 맞닿은 모로코의 북쪽에 있다. 여행이 매우 대중화돼 있는 요즘 시대에 조금은 낯선 지명일지도 모르겠다.

    조금 익숙한 방식으로 설명을 덧붙이면 ‘탕헤르’는 지난 9월에 방영했던 드라마 배가본드의 촬영지였다. 배우 이승기가 넘나들던 지붕은 탕헤르에 위치한 메디나, 배우 배수지가 차를 타고 달리는 장면은 탕헤르 앞바다를 낀 도로인데 나는 아침마다 그곳에서 조깅을 하곤 했다.

    탕헤르에서 남쪽 사하라까지 가려면 북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다는 아틀라스 산맥을 넘어 최소 이틀은 잡아야 한다. 그만큼의 가치가 있냐고? 충분하다.

    사하라는 동서 길이 약 5600㎞, 남북 길이 1700㎞, 아프리카 대륙 면적의 4분의 1 정도의 크기이며 우리나라 면적의 100배이다. 사하라 사막에 서서 그 넓고 광활한 장면을 마주하면 누구든지 자연의 위대함을 자각하게 된다.

    신비한 미지의 땅, 사막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지평선 위에서 이글거리며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시작하는 하루는 경쾌하다.

    미지의 세계 사하라에 대해 호기심이 조금이라도 일었다면 지금부터 함께 모로코 여행을 떠나보자. 모로코 여행을 하면서 사하라 사막을 가지 않는다면, 마치 미국 여행에서 그랜드 캐니언을 놓친 것과 같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모로코 여행을 시작하면 보통 카사블랑카, 페즈, 마라케시 주요도시를 여행하면서 사하라로 입성하게 된다. 교통수단은 버스, 기차, 택시, 여행사를 통해 밴을 이용할 수 있다. 나는 탕헤르에서 카사블랑카, 마라케시, 메르주가를 거쳐 사하라 3일 여행한 후 메르주가를 거쳐 페즈, 탕헤르로 이동했다.

    탕헤르에서 카사블랑카까지 TGV 기차를 타고 (200디르함 약 2~3만원. 날짜마다, 미리 예매하는 날마다 가격이 달라진다) 2시간 조금 넘게 이동한 뒤 다시 카사블랑카에서 마라케시까지 기차를 타고 3시간 이동했다.

    마라케시에는 이브 생 로랑이 사랑한 마조렐 정원이 있다. 프랑스 화가 잭 마조렐이 평생에 걸쳐 완성한 아름다운 정원 마조렐을 이브 생 로랑은 대중에게 공개해 그 아름다움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물론 입장료가 있다. 나 또한 모로코에서 가장 좋아하는 도시를 꼽으면 마라케시를 꼽는다. 마라케시에서부터 베르베르 문화권이 시작되며, 볼거리가 다양하고 진짜 모로코를 느낄 수 있는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마조렐 정원과 가장 큰 야시장으로 유명한 제마엘프나 광장을 둘러보고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브 생 로랑이 사랑했던 마조렐 정원.
    이브 생 로랑이 사랑했던 마조렐 정원.
    마라케시의 야시장 ‘제마엘프나 광장’.
    마라케시의 야시장 ‘제마엘프나 광장’.

    다음날 아침 일찍, 하루에 한 대 있는 수프라 시외버스를 타고 사막이 있는 메르주가 도시까지 이동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시 버스 타고 가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사하라 향하는 길은 아침 8시에 출발해 저녁 9시에 도착하는 13시간을 버스 안에서 보내는 길고 긴 여정이다.

    마라케시의 수프라 버스정류장
    마라케시의 수프라 버스정류장

    따라서 만약 시간이 여유롭다면 사하라 가는 길을 3일 정도로 나눠서 가는 방법도 추천한다. 도로가 이전에 비해 많이 정비되긴 했지만 아틀라스 산맥을 넘고, 여러 마을을 지나가며 잠시 들른 휴게소에서 밥 먹는 시간 30분 포함 두 번 쉬었다. 버스 안은 먼지가 뽀얗게 보이는 정도. 멀미를 하는 체질이라면 오래된 버스라 안전벨트를 하다가 헛구역질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멀미 약을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하라 사막 투어는 이젠 페이스북, 카카오톡으로도 예약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간편하게 되어있다. 나는 모로코에서 같이 일하며 친해진 친구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나와 나이가 같은 모하메드는 베르베르 인으로 가족 단위로 호텔, 사막 액티비티 사업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혹여나 민폐가 될 것을 염려해 다른 투어를 예약해서 사막으로 여행을 가려고 했으나 모하메드가 너무나 열성적으로 초대해 모하메드 가족들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머무르기로 했다.

    사하라 사막으로 들어가는 길의 풍경. 구름 낀 하늘, 색 바랜 벽, 파란 지붕, 모래 길, 지나가는 사람들의 의상 색이 모두 조화롭다.
    사하라 사막으로 들어가는 길의 풍경. 구름 낀 하늘, 색 바랜 벽, 파란 지붕, 모래 길, 지나가는 사람들의 의상 색이 모두 조화롭다.

    시외버스를 타고 어두컴컴해져 메르주가에 도착하니 모하메드가 마중을 나왔다. 모하메드의 가족은 먼 길을 온 나를 매우 환영해주었고, 바로 호텔 방으로 안내를 해준 뒤 저녁을 준비해줬다.

    땅이 매우 넓은 만큼 아주 넓고 궁전같은 호텔에서 성대한 저녁식사를 대접받았다. 이동 시간이 너무 길어 지쳐있던 터라 쌀처럼 많이 먹는 빵 홉스와 소고기, 감자튀김, 스파게티를 먹으며 여독을 풀었다.

    차를 많이 타서 속이 불편할 것 같은 분들은 컵라면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운하게 국물을 마시면 여행의 긴장이 풀어질 정도이다.

    모래 사막 초입에 위치한 모하메드네 호텔은 불을 끄면 세상이 캄캄해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처럼 건물이 촘촘하지 않아 호텔의 불이 꺼지는 순간 칠흑같은 어둠이 펼쳐진다. 나는 빠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메인이미지

    △ 조은혜

    △ 1994년 마산 출생

    △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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