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청춘과 떠나는 우리나라 여행] 강원 영월

그린 듯 풍광 눈에 담고 아린 듯 역사 맘에 담고
‘육지 속 섬’ 명승 제50호 청령포
비운의 조선 왕 단종의 유배지

  • 기사입력 : 2020-01-15 20:56:46
  •   
  • 영월역 앞 버스정류장.

    이른 아침. 시티투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뿐인 곳. 고요한 골목을 덮은 찬 공기들 사이로 버스가 들어온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애매한 곳을 둘러보는 시티투어. 우후죽순 생기면서 이젠 없는 지자체가 없다. 뚜벅이 여행자에겐 더없이 고마운 존재.

    목에 거는 이름표를 나눠 받고 버스에 오른다. 청령포-장릉-선돌-강원도탄광문화촌-한반도 지형을 둘러보는 코스. 유명한 곳은 다 간다. 작은 골목, 건물을 지나 겨울 산을 내려가자 ‘육지 속의 섬’ 청령포가 보인다. 명승 제50호다.

    단종의 유배지로 유명한 곳. 단종이 그곳에 살았음을 말해 주는 단묘유지비와 어가, 단종이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고 전하는 노산대, 한양에 남겨진 정순왕후를 생각하며 쌓은 돌탑, 외인의 접근을 금하기 위해 영조가 세웠다는 금표비가 있고 관음송(천연기념물 349)과 울창한 소나무숲 등이 남아 있다. 단종은 그해 10월 관풍헌에서 17살의 어린 나이에 숨졌다. - 라고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온다.


    작은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 나무 데크를 걸어가면 그 풍광에 감탄을 자아내는 곳. 단종어소를 복원해 두었다. 승정원일기의 기록을 토대로 재현했다고 한다. 사료를 토대로 복원이니 재현이니 하고서 제대로 된 곳을 본 적이 없어서, 신뢰는 안 가지만. 어소 앞 비각이 있다. ‘단종유지비각’으로 영조의 친필이라고 한다. 실제 단종이 이곳 청령포에 머문 시간은 2개월 남짓. 큰 홍수가 나면서 거처를 관풍헌이란 객사로 옮겼다. 그 뒤의 이야기는 위와 같고. 빼곡히 들어선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건물은 자체로 운치가 있다. 단종이란 역사가 가미되면서 더욱 극적인 장소가 된 곳. 단종의 흔적이 남아 있는 대표적인 장소다.

    다음 코스로 이동 시간에 맞춰서 배를 타고 나온다. 학창 시절처럼 일정에 쫓겨서 움직이는 건 색다른 기분이다. 늘 마음대로 움직였는데, 이동의 편리를 위해서지만 조금 귀찮다. 버스는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장릉’.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무덤으로, 사적 제196호로 지정되었다.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에서 죽임을 당한 후 동강에 버려진 단종의 시신은 영월의 엄흥도가 몰래 수습하여 동을지산 자락에 암장하였다. 오랫동안 묘의 위치조차 알 수 없다가 1541년 당시 영월군수 박충원이 묘를 찾아내어 묘역을 정비하였고, 선조 13년 상석·표석·장명등·망주석 등을 세웠다. 숙종 7년 단종은 노산대군으로 추봉되고, 숙종 24년 11월 단종으로 추복되었으며, 능호는 장릉으로 정해졌다. -라고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온다.


    조선 제 6대 왕 단종의 무덤 ‘장릉’

    여느 왕릉과 다를 바 없는 모습. 석물이 어쩌고 어쩌고 하는데 전문가들이나 알아볼 가치 없는 안내판을 지나면 나오는 홍살문과 좌측의 정자각. 그 뒤 언덕에 자리한 장릉. 하늘이 맑더니 카메라 너머의 풍경도 멋지다. 단종이 남긴 흔적들이 아직도 남아서 유지되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이제는 관광자원으로서 더 가치를 더해가겠지만.

    간단히 점심을 먹고 다음 목적지로. 선돌이다. 산 중턱에 버스가 멈추기에 무슨 일인가 했더니, 선돌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여기란다. 주차장에서 내려 산으로 들어선 길. 겨울의 황량함, 볼품없는 가지 사이로 보이는 다수의 무리. 선돌을 보러온 사람들. 나뭇가지를 피해서 보라는 건지 철제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요즘 유행하는 천국의 계단인가 느낌인데 부식된 상태로 봐서는 예전에 설치한 모양이다. 이 좁은 계단에 올라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나 곧 그 뒤에 서 있을 자신이나. 장릉의 맑은 하늘은 어디를 간 건지 몰려든 구름은 당장이라도 비를 쏟아낼 듯하다.

    산중턱에서 강 쪽으로 내려다보면 우뚝 선 ‘선돌’이 웅장하게 솟아 있다.
    산중턱에서 강 쪽으로 내려다보면 우뚝 선 ‘선돌’이 웅장하게 솟아 있다.

    그리고 이동. ‘강원도탄광문화촌’이다. 과거 대표 에너지원인 석탄과 탄광촌 광부들의 생활 모습을 ‘영월 마차리 탄광촌의 흔적’으로 재조명하여 과거 검은 황금으로 불리었던 석탄의 폭넓은 이해와 산업 일꾼의 주역으로 활약해 온 탄광 근로자들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테마형 문화공간으로 조성하여 지나간 세대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감흥을,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탄광 문화에 대한 이해와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는 복합 체험 공간이다. - 라고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다. 부지는 크다. 많이 크다. 그에 비해서 콘텐츠는 부족. 시티투어 코스에 있으니 끌려온 거지 내가 코스를 짠다면 안 온다.

    광부들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강원도탄광문화촌’.
    광부들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강원도탄광문화촌’.

    오늘의 마지막. 한반도 지형. 선돌과 비슷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비슷한 산길을 걸어 들어간다. 여러 프로그램에서 촬영했다고 걸려 있는 플래카드가 주변 풍광을 다 가리고 망쳐주는 게 꼴 보기 싫고 좋다. 가볍게 산책로같이 걷다 보면 한반도 지형이 나온다. 영월을 대표하는 명소로 역시나 카메라를 들고 오신 사진가들로 가득하다. 휘감아 도는 강물과 한반도 지형. 그 너머로 산보다 우뚝 솟은 공장의 굴뚝들. 너무 기대가 커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그냥 그렇다. 차라리 선돌이 더 웅장하고 멋있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다.

    영월의 대표적 명소인 ‘한반도 지형’.
    영월의 대표적 명소인 ‘한반도 지형’.

    이렇게 오늘의 영월 시티투어를 마무리하며 버스는 출발지 영월역으로 간다. 역 주변을 둘러보다가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지 싶다.

    메인이미지

    △ 김영훈

    △ 1991년 창원 출생

    △ 창원대 세무학과 졸업

    △ 산책·음악·사진을 좋아하는 취업 준비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