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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희망은 메마른 마음에 꽃을 피게 한다- 이승석(범숙학교장)

  • 기사입력 : 2020-01-14 20: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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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이다. 찬바람이 주는 알싸함도 있지만 마음의 차가움으로 거리를 서성이거나 되돌아가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겨울은 견뎌내는 것이 어려운 순간들이 많을 것이다.

    작년 10월 28일 학교 밖 청소년과 위기청소년을 위해 경남교육청이 아이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치유공간을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에 마련했다. 학교 밖에서 방황하고 때론 삶의 위기에 처하기도 하는 등 고민과 갈등이 심한 청소년에게는 이 공간이 주는 희망이 클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청소년 시절을 지나왔고 또 잘 지나가기 위해 만들어진 청소년 공간 ‘위 카페 다온’이 새롭게 마련됐다는 것은 감사하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온은 24시간 아이들이 필요로 할 때 전문상담을 해 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거리로 나온 수많은 청소년 중에 단 한 명이라도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이곳을 이용하여 선생님을 만난다면 그 순간의 어려움과 위기에서 조금이나마 위안과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한다.

    ‘2016년 경남 청소년 위기 실태조사 결과보고서’(경남청소년지원재단 발표)를 보면, 청소년 가출 경험률은 2.1%이지만 경남의 생애 가출 경험률이 10.7%여서 실제 가출청소년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출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생활비이다. 생활비 마련 방법으로는 친구·선후배 도움(25.7%), 집에서 가지고 나온 돈(23.5%), 평소에 모아둔 돈(20.8%) 순으로 높았지만, 성매매·조건만남·키스방·보도방 등으로 번 돈(1.9%)과 훔치거나 빼앗은 돈(9.2%) 등 범죄행위로 만든 돈도 11.1%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남성은 훔치거나 빼앗은 돈이 72.7%였고, 여성은 성매매·조건만남 등으로 번 돈이 100%였다.

    위기 순간에 도움 줄 청소년보호기관이 있지만 청소년 관련 단체나 기관을 모른다는 의견이 62.5%였다.

    이에 가출 청소년이 가장 많이 방황하고 배회하는 장소가 합성동인 것을 감안한다면, ‘위카페 다온’의 역할은 아주 중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바로 ‘위카페 다온’은 아이들에게 공간의 역할을 넘어 청소년에 대한 희망의 씨앗인 것이다.

    희망의 씨앗으로 성공한 사례가 있다. 그는 빌 클린턴으로 유복자로 태어나 어머니의 재가로 다섯 명의 아버지와 생활하면서 좌절과 방황 속에 문제아로 전락해 불운의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그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결손가정 출신 문제 청소년 100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그 백인의 문제아 중에 빌 클린턴도 속해 있었고, 좌중을 돌던 케네디 대통령이 클린턴의 손을 굳게 잡고 “얼굴도 잘 생겼고, 힘도 있어 보이는데 이제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나 같은 대통령 한번 되어 보라”는 뜻밖의 격려를 받았다고 한다. 늘 지탄과 눈총만 받아 오던 그에게 케네디가 던진 희망의 메시지는 방황과 좌절의 늪에서 허덕이는 클린턴의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폭력을 휘두르던 손엔 책과 연필이 쥐어졌고, 자기를 최초로 인정해주고 희망을 준 케네디를 위해서 뭔가를 보여 주겠다는 신념과 의지로 생활해 마침내 미국 제42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희망은 사람의 메마른 마음에 꽃을 피게 한다.” 프루스트의 격언이 있다. 학교밖 청소년과 위기청소년에게 이러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은 현재 ‘위카페 다온’이지만 우리 주위에는 이런 희망의 메시지를 언제든지 전해주고 바라보아주고 도와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주는 어른들도 많을 것이다.

    공간의 힘은 함께하는 사람의 힘으로 살아난다. 어른들이 상주하는 선생님만이 아닌 청소년에게 관심이 있고 희망의 한 사람이 되어 선한 힘을 발휘해 삶이 아프고 힘들고 외로울 아이들을 위해 씨앗이 된다면 그 아이들은 자신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꿈을 향해 날갯짓하며 봄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마음의 꽃에 모두의 마음을 심어본다.

    이승석(범숙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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