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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포틴데이(fourteen day)- 조고운(사회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01-13 20: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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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14일, 오늘이 다이어리 데이라고 한다. 사실 생전 처음 듣는 날이지만, 굳이 유래나 설명을 찾지 않아도 그 의미가 짐작이 된다. 1월은 1년 중에서 다이어리를 사기에 적합한 달이고, 14일은 어떤 데이를 갖다 붙여도 그럴 둣한 날이기 때문이다. 다이어리를 구매해서 선물하라는 뻔한 마케팅에 실소가 나오면서도, 다이어리를 선물할 만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다 보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매달 14일이면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데이’라는 검색어가 뜬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다이어리 데이를 비롯해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와 화이트데이(3월 14일), 블랙데이(4월 14일), 로즈데이(5월 14일), 키스데이(6월 14일), 실버데이(7월 14일), 그린데이(8월 14일), 포토데이(9월 14일), 와인데이(10월 14일), 무비데이(11월 14일), 머니데이(12월 14일) 등이 있다. 14일 기념일은 10대들이 주도하는 기념일이라는 의미로 ‘포틴데이’(fourteen day)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제는 12개의 ‘포틴데이’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빼빼로 데이(11월 11일), 삼겹살 데이(3월 3일), 오리 데이(5월 2일) 등 우리나라의 ○○데이’는 연간 6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나흘에 한 번꼴로 돌아오는 기념일에 피로감을 토로하는 이들도 많다. 또 식상한 마케팅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포틴 마케팅이 대중에게 호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손가락 터치 몇 번이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그 마음을 주고받는 데 서투르다. 연인이나 친구, 가족에게 ‘고맙다,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말을 전달하고 싶지만 그 기회를 잡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다. 그러는 사이에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마음을 잃기도 한다. 올해는 고백의 쑥스러움을 포틴데이로 극복해보는 건 어떨까. 자, 오늘이 지나도 앞으로 11번의 기회가 남았다.

    조고운(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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