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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불 감시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 이종호(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0-01-12 20: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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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반복되는 수십 건의 산불로 축구장 면적 15배가량의 산림이 소실되고 있다고 한다. 경남 또한 산불의 위험에서 그 어느 지역보다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모든 화재가 그렇듯 화재발생 시 가장 실효적 대처방법은 초기진화이다. 특히 산불은 관할 면적이 넓고, 일반적으로 화재를 인지했을 때는 이미 큰불로 번진 이후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초기에 발견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 10년간 산불 발생의 원인을 보면 입산자의 실화가 3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산불 예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예방적 차원의 감시와 계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국의 지자체들은 이 시기가 되면 산불감시원을 채용해 산불감시와 예찰, 입산자 통제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 도내에도 18개 시군에 모두 2172명의 산불감시원이 최일선에서 산불예방의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맡은 역할과 임무에 비해 그 처우는 너무도 열악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산불감시원의 기본임금은 하루 8시간 근무 기준으로 하루 일당이 6만6800원이다.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8750원으로 국가에서 정한 최저 임금과 단 1원의 차이도 나지 않는다. 비록 몇 가지 수당이 더해지기는 하나 비가 오거나 해 근무하지 못하는 날들을 빼면, 한 달에 받는 돈은 고작 170만원 남짓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근무지까지 많게는 1시간 이상 이동해야 되는 시간과 교통비 부담을 오롯이 근무자가 감당해야 되는 상황에서 도내에 진주, 밀양, 의령 등 7개 시·군을 제외하면 교통비조차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근무지 여건상 주변 식당을 이용하기도 여의치 않아, 대부분이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에 의존하고 있지만, 도내에선 식비를 지원하고 있는 곳이 단 5개 시·군에 불과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근무환경이라 할 수 있다. 이들 산불감시원의 주된 근무지라 할 수 있는 감시초소는 도내에 모두 216곳이 있다. 그러나 전체의 4분의 1 수준인 53개소가 지은 지 20년 이상이 경과된 노후화된 시설이며, 68%에 해당하는 147개소는 초소 규모가 한 평 남짓한 공간에 불과해 제대로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조차 없는 매우 열악한 현실에 있다.

    뿐만 아니라 전체 216개소 초소 중 화장실을 갖춘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하고, 전기와 난방 시설을 갖춘 곳 또한 4곳에 불과한 실정으로, 전체 산불감시원의 53%가 60대 이상의 고령자임을 감안할 때, 영하의 날씨 속에 편의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공간에서 하루 8시간 이상 버티라고 하는 것은 너무도 가혹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재난은 자연의 선택이지만, 재난을 막는 것은 인간의 선택이다’라는 말이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불속에 뛰어들어야 하는 이들에게 맡겨진 사명과 책임에 비례해 이에 걸맞은 대우를 하고 있었는지, 그동안의 무관심과 부족한 배려가 재난을 막고자 하는 그들의 신념과 의지를 무너뜨리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종호(경남도의원)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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