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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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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 박미란

  • 기사입력 : 2020-01-09 07: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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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에 우리는

    때때로 할 말을 잃고

    까마득히 깊어져서

    더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서로의 가슴에

    시퍼런 멍으로 빛나며

    여기까지 흘러왔으니

    잘 가라,

    아주 잘 가거라

    떠나보내도 제자리인 빛이

    저토록 서러운 것은

    지금도 옛날이기 때문입니다

    - 박미란 시집 〈누가 입을 데리고 갔다〉 중에서


    ☞ 한국천문학회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북극성은 지구로부터 약 466광년 떨어져 있다고 한다.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이므로 오늘밤 우리가 눈으로 관측한 북극성의 별빛은 466년 전에 출발한 빛이 마침내 지구에 도동안 이동하는 거리이므로 오늘밤 우리가 눈으로 관측한 북극성의 별빛은 466년 전에 출발한 빛이 마침내 지구에 도착한 것이다. 까마득한 과거를 생생한 현재로 맞이하는 아이러니라니.

    466년 전과 466년 뒤의 시간을 끈질기게 이어주고 있는 매일 밤 빛나는 북극성의 별빛, 매일 떠나보내도 또 매일 다시 제자리에 와서 빛나는 별빛, 옛날의 것만 봐야 하는 것이어서 저토록 서러울 수밖에 없는, 그래서 너와 나는 어쩌면 영원히 옛날에 얽매여 사는 존재일 수밖에 없나 보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놓아주지 못하고 매일 다시 그 자리에 있나 보다. 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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