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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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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고성(固城)사람 박목월- 최임식(LH공사 지역상생협력단장)

  • 기사입력 : 2020-01-08 20: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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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랑, 김소월, 이육사, 박목월, 조지훈…. 모두가 우리 문학의 금자탑을 이룬 거장들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아호(雅號)를 본명처럼 썼다는 것이다. 교과서에도 김윤식, 김정식, 이원록, 박영종, 조동탁 등 본명은 기록하지 않아서 국민들은 대부분 호를 기억한다.

    박목월은 스스로 지은 호를 ‘수주(변영로)에서 목(木)을, 소월(김정식)에서 월(月)을 가져 왔다’고 하고 무척 아꼈다고 한다. 조지훈,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인데 청록파라는 이름은 그의 시 ‘청노루’에서 나왔다. 목월은 ‘나그네’, ‘산도화’, ‘산이 날 에워싸고’, ‘윤사월’, ‘나무’ 등의 명작을 남긴 ‘국민시인’이다. 가곡 ‘이별의 노래’, 동요 ‘얼룩 송아지’는 목월이 작사한 명곡이다.

    1946년 진주문인협회가 간행하던 동인지 ‘등불’에 참여하기도 했다. 가곡 ‘떠나가는 배’는 양중해 작사, 변훈 작곡의 장중한 곡인데 여기에는 제자와 함께 새로운 사랑의 길을 찾아 제주로 떠났던 서울대 국문과 교수 박목월의 애절한 사연이 담겨 있다.

    딸의 손목을 끌고 제주항으로 향하던 목사 아버지와 그를 따르던 목월의 모습이 가곡으로 탄생한 것이다. 경주시는 2014년 6월 건천읍 모량리에 목월 생가를 복원하고 해설판에 1915년 경주군 출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박목월은 경남 고성군 태생이다.

    목월 자신이 그렇게 기록해 놓았다. 1958년에 발간된 자작시 해설집 ‘보랏빛 소묘’에 자신이 태어난 곳은 경남 고성이고 3·1운동 때 이미 경주로 이사했다고 한 것이다. 목월의 아버지는 대구농림학교를 졸업하고 1914년 경남 고성으로 왔다.

    그해 착공한 고성군 남포마을 간척지 제방공사에 측량보조원으로 일하기 위해서다. 이때 낳은 아들이 목월인데 1918년 말 또는 1919년 초 아들을 데리고 경주로 돌아갔다.

    고성 향토시인과 시민단체들이 1997년부터 언론사, 학계, 포털에 고향 정정운동을 벌여 많은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지금도 네이버 지식백과에는 경주 출생으로 기록하고 있다. 화가 이성자는 진주가 아닌 광양, 작곡가 윤이상은 통영이 아닌 산청, 야구인 최동원은 부산이 아닌 남해 태생이다.

    시인 박목월은 경주가 아닌 고성의 산수를 타고 태어났다. 관심을 갖고 바로잡아야 한다.

    최임식(LH공사 지역상생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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