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3월 3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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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146) 부라다, 자북하다(지북하다)

  • 기사입력 : 2020-01-03 07: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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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새해가 됐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아.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얼마 전에 정년퇴직한 경찰관이 암 투병 중에도 1년간 폐지와 고철을 모아 판매한 수익금을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내놓아서 화제가 됐잖아.

    ▲경남 : 그 기사 내도 봤다. 그분은 몸이 디기(되게) 아푸고 나서 기부를 실천하기로 했다 카더라 아이가. 종오캉 쎄똥가리 겉은 거 모달라꼬 새북부텀 한밤중꺼정 연락이 오모 어디든 달리갔다 안카더나. 몸도 성치 않은데 모단 거로 실꼬 부라고 한다꼬 울매나 고상이 많았겄노.


    △서울 : 얼마나 힘들었겠어. 그분은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의 도움을 기다리는 소년소녀 가장들이 눈에 밟혀서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작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늘 기분 좋게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하더라고. 그분 말을 들으니 존경심이 생기더라. 그런데 ‘실꼬’는 ‘싣고’ 같은데 ‘부라고’는 무슨 뜻이야?

    ▲경남 : 짐 겉은 거를 내릴 직에 ‘부리다’라 카는데, 부리다의 겡남말이 ‘부라다’인 기라. ‘이삿짐을 여어다 부라주소’ 이래 카지. 그분은 지난달 그동안 페지캉 고철로 팔아 모단 200만원을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 달라꼬 기부했다카대. 돈 겉은 거 자북하이 쌓아놓고 산다꼬 행복하지는 않을 끼다. 에럽은 사람들한테 가진 거를 나나주모 더 행복해진다 안카더나.

    △서울 : 그래, 사랑은 나눌수록 더 커지잖아. 그런데 ‘자북하다’는 무슨 뜻이야?

    ▲경남 : ‘자북하다’는 ‘수북하다’ 뜻이다. 자북하다는 ‘지북하다’라꼬도 카고, ‘자복하다, 자북허다, 지북허다, 집북하다’라꼬도 칸다. ‘집구석에 가모 할 일이 자북하다’, ‘시금초(시금치)로 지북하이 쌓아놓고 이 사람이 오데로 갔노?’ 이래 카지.

    △서울 : 따뜻한 세상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자북하이 쌓여 있을 거 같은데, 지금부터 찾아봐야겠어.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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