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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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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저주와 경남FC의 몰락- 박춘덕(창원시의원)

  • 기사입력 : 2019-12-25 20: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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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단 창단을 열망하는 도민들의 염원에 따라 지난 2005년 5월 경남도민 프로축구단 창단 준비 위원회가 발족했다. 이후 2006년1월 창원 경륜장에서 창단식을 갖고 경남도민과 함께 경남FC는 K리그의 14번째 구단으로 탄생했다. 경남은 2005년 10월 27일에서 11월 21일까지 도민주식 공모를 추진했고 당시 4만여명의 도민이 주주로 참여한 매우 특별한 구단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필자도 경남FC 탄생에 기쁜 마음으로 도민주식 공모에 응했다.

    경남FC는 2006년 3월 K리그 데뷔전 제주FC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후 2013년에는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리그 2위에 이어 올해 AFC경기까지 치른 경남FC가 2년 만에 다시 K2리그로 추락했다. 경남FC는 앞서 2014년에도 2부 리그로 강등돼 팀 해체라는 초유의 존폐 위기에 직면한 적도 있었다.

    사령탑이 구단 운영을 잘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 스포츠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찜찜하다. 2019년 1월 창원시 출자기관의 이사장이 취임일성으로 구단에 대해 “쓸데없이 2위까지 해가지고 피곤한 거라/ 연봉을 많이 달라 하고/ 사실 도민구단은 기업도 아니고 꼴찌만 면하면 돼. 그런데 그놈이 난데없이 2등을 해가지고”라는 저주스런 발언이 나왔다.

    아울러 2019시즌을 앞두고 경남은 2017~2018시즌 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한 말컹과 중앙수비수 박지수를 중국에 내줬다. 미드필더 최영준은 전북으로 이적해 포항 스틸러스에 임대됐다. 이러한 복합적인 일들로 지난해 K리그 준우승팀은 K2리그로 강등당하는 몰락과 수모를 당했다.

    축구는 손흥민 선수와 함께 최악의 경제불황으로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때에 도민들에게 즐거움과 용기와 희망을 안겼다. 실패를 딛고 일어나 정상에 도전하는 것이 스포츠 정신이고 스포츠가 주는 감동일 것이다. 대한민국이 불황으로 휘청거릴 때 박찬호, 박세리 선수 등이 스포츠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스포츠는 우리들 삶의 일부분이며 삶의 원동력이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작금의 현실이 두렵고 또 안타까울 뿐이다. 지도자의 입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것이 저주가 되어 돌아올 때 우리는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

    팀이 2부 리그로 떨어지면 경남의 붉은악마를 비롯해 민심은 흔들리고 구단은 예산이 크게 줄어들어 핵심 선수들이 떠나며 침체에 빠지기 쉽다. 관중과 선수와 구단이 그렇게 간절히 K리그 잔류를 원하는 이유다.

    경남FC 조기호 대표는 지난 17일 이사회 후 사임했다. 타 구단에서는 선수 보강과 내년 시즌 준비에 착수했는데 경남FC는 대표이사 선임과 감독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예산 수립과 선수단 계약, 전지훈련 일정 준비에 차질이 우려된다. 사령탑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선수단은 휴가에 들어갔지만 복귀 시점도 명확하지 않다. 경남FC를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박춘덕(창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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