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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35) 제25화 부흥시대 45

“손님들은 오지 않아요?”

  • 기사입력 : 2019-12-20 08: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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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사무실로 돌아오자 이철규와 변영식을 불러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철규는 박두영의 활동에 대해서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가 족청계의 이범석과 손을 잡고 자유당을 창당한 이유와 이승만 대통령이 노쇠하여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자 신속하게 미국에 알려 유엔이 참전할 수 있게 한 것은 이승만 대통령의 국제적 감각이라고 했다.

    “회장님, 박두영에게 돈을 주고 정부에서 관리하는 공장을 하나 불하받지요.”

    변영식이 말했다. 이철규도 찬성했다.

    “공장을?”

    “아직도 일본인들이 하던 공장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럼 일단 자네가 돈을 갖다 주게.”

    이재영이 이철규에게 지시했다. 돈의 액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변영식은 백화점을 오픈하자고 주장했다. 이재영은 며칠 더 생각해 보자고 말했다.

    ‘빨리 전쟁이 끝나야 할 텐데….’

    이재영은 이철규와 변영식을 돌려보내고 사무실에 한 시간 정도 앉아 있다가 퇴근했다. 겨울이라 해가 일찍 떨어졌다.

    거리가 어둑어둑해지고 있는데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놓은 가게가 있었다. 이재영은 한참 동안이나 크리스마스 트리를 구경하다가 장충동의 집으로 돌아왔다.

    “전기가 너무 자주 나가네.”

    저녁식사를 하는데 정전이 되었다. 김경숙이 거실과 식탁에 촛불을 켰다.

    “며칠 있으면 신정이잖아요?”

    김경숙이 옆에 앉아서 말을 건넸다.

    “음.”

    사흘만 지나면 새해가 된다. 일본이 양력설을 쇠라고 강요했지만 한국인들은 음력설을 지냈다. 그래도 해가 바뀌는 것이다. 전쟁 때문에 한국인들에게는 우울한 새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신정을 지내나요?”

    “아니야. 음력설을 지내야지. 왜?”

    “신정을 지내면 음식을 해야 되잖아요?”

    “신정을 지내지 않으니 신경 쓰지 마.”

    류순영은 양력설에도 음식을 준비했다.

    “그럼 신정에 떡을 조금 해도 돼요?”

    “떡?”

    “만둣국이라도 끓여볼까 해서요. 갈비찜도 좀 만들고요.”

    겨울인데 만둣국을 먹지 못했다.

    “그러지. 알아서 해.”

    “손님들은 오지 않아요?”

    “손님들?”

    “회장님이 계시니까 인사를 드리러 오면 음식을 대접해야 하잖아요?”

    김경숙이 맑은 눈으로 이재영을 쳐다보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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