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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34) 제25화 부흥시대 44

‘전쟁 중에도 신문이 나오고…’

  • 기사입력 : 2019-12-19 08: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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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금이지요. 사람을 많이 거느리다 보니 활동자금이 필요합니다. 회장님께서 도와주시면 반드시 그만한 보답을 해드리겠습니다. 이제 옛날의 박두영이 아닙니다.”

    이재영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박두영이 돈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재영은 선뜻 대답을 하지 않았다.

    “회장님, 도와주십시오. 회장님께서는 남이 아닙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항상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박두영이 간곡하게 말했다.

    “얼마나 필요한가?”

    “회장님께서 알아서 주십시오. 전쟁 중인데 회장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알겠네. 내일 이철규를 통해 보내주지.”

    “감사합니다.”

    박두영이 벌떡 일어나서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점심이나 같이 하세.”

    “예.”

    이재영은 박두영을 데리고 근처의 설렁탕집으로 갔다. 식사를 하면서 그와 술도 마셨다.

    “회장님께서는 정치하실 생각이 없으십니까?”

    소주잔을 들이킨 박두영이 느닷없이 물었다.

    “정치?”

    “국회의원에 한번 출마하시죠.”

    “하하. 내가 무슨 정치를 하겠나?”

    이재영이 손을 내저었다.

    “그럼 장관은 어떻습니까?”

    “사람 참. 자네가 장관을 시켜 줄 수 있나?”

    “그럼요. 회장님께서 허락하시면 제가 적극적으로 천거하겠습니다.”

    “아니야. 나는 장사꾼이야. 빈말이라도 그런 말을 말게.”

    이재영이 정색을 했다.

    ‘이 친구가 너무 기고만장한 것이 아닌가?’

    이재영은 박두영과 점심식사를 한 뒤에 헤어졌다. 박두영은 야망을 갖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와 헤어져 남대문 시장 쪽으로 걷다가 신문을 하나 샀다.

    석간이다.

    ‘전쟁 중에도 신문이 나오고….’

    이재영은 신문을 대충 훑어보았다. 혹한의 추위가 몰아치고 있는데 동부전선에서 전투가 시작되었다고 보도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유엔군 전투기가 120대나 동원되었다고 했다.

    지난 9월 26일 유엔군은 101대의 전투기를 동원하고 공산군은 155대의 미그기가 동원되어 치열한 공중전을 벌였었다. 이때 유엔 전투기가 미그기를 65대나 격추시켜 제공권을 장악했다. 유엔군의 전투기는 대부분 미군이 보유한 전투기들이었다. 그때 이후 가장 많은 전투기가 동원되었다고 했다.

    새해가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이재영은 남대문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시장에서는 장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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