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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32) 제25화 부흥시대 42

‘전쟁이 끝나는 건가?’

  • 기사입력 : 2019-12-17 0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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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은 아직 계엄령이 선포되지 않았으나 조만간 경상남도 일대에 계엄령이 선포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었다.

    ‘여기는 대통령 관저인데….’

    이재영은 부산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대통령 임시 관저, 옛날의 경상남도 도청에 이르렀다. 도청이었을 때 몇 번 들른 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경비가 삼엄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간선제인 대통령선거제도를 직선제로 바꾸려고 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부결되어 정국이 어수선했다. 계엄령 선포도 그와 연결된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았다.

    ‘정권이 뭔가 음흉한 짓을 저지르고 있어.’

    이재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전쟁 중의 군인들을 계엄군으로 동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이재영은 부산에서 이틀 동안 더 머문 뒤에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이 한결 춥구나.’

    서울은 영하의 추위가 몰아치고 있었다. 이재영은 백화점에 있는 사무실에 먼저 들렀다. 임원들이 모두 와서 인사를 했다.

    이재영은 그들과 전쟁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들도 전쟁 때문에 본격적인 사업은 미루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내 그들이 돌아갔다.

    ‘이놈의 전쟁은 언제 끝나는 거야?’

    이재영은 커피를 마시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대통령과 정부청사가 부산에 있다는 것은 서울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신문은 공산군의 신정대공세를 예측하는 기사가 많았다. 후방은 권력 때문에 음모가 난무하는데 전방은 매서운 한파와 함께 전쟁의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전쟁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으니.’

    이재영은 백화점을 오픈하고 싶었으나 전쟁의 향방을 알 수 없었다. 1년 동안 전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휴전이 되면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미군과 공산군은 1951년 여름부터 휴전회담을 열기로 했다. 유엔군은 미군이 주도를 하고 있었고, 공산군과 비밀리에 개성에서 예비회담을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은 휴전을 격렬하게 반대했다. 미국은 한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휴전을 밀어붙였다. 한국 국회는 휴전 반대를 결의하고 임시수도인 부산에서는 연일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휴전을 하면 전쟁이 끝나는 건가?’

    이재영은 휴전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했다. 휴전이라면 전쟁을 쉬는 것이다.

    ‘싸우다가 말고 쉰다는 것인가?’

    휴전이라는 단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휴전회담은 6개월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포로교환이었다. 12월11일에 포로교환 협상을 시작하여 12월18일에는 포로명단까지 교환했다. 그러나 휴전회담이 쉽사리 합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박두영이 눈을 맞고 찾아왔다.

    ‘이 친구가 웬일이지?’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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