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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주고 다시 뺏는 수상한 장학금

부산외대 일본어학부 교수들 2011년부터 17명에 장학금 주고 “지정된 계좌로 입금하라” 제안
피해학생 “불이익 우려 거절 못해”
학내 일각선 총장 연루 의혹 제기 경찰 “통장 내역·참고인 등 수사”

  • 기사입력 : 2019-12-05 16: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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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교수들이 수년간 학생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다시 돌려받아 다른 용도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교수가 먼저 장학금을 줄 테니 다시 돌려달라고 제안했는데 학생들은 불이익을 받을까 봐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지시에 따라야 했고, 사건과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총장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총장 업무를 중단하고 장기 병가를 냈다.

    5일 부산 외국어대 관계자와 졸업생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일본어 창의융합학부(일본어 학부) 교수들은 월급에서 월 1∼2만원씩 학부발전기금을 냈는데, 이 돈으로 학기마다 학생 1명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고 대상자도 직접 선발해 학교 본부에 보고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줬지만 정작 학생들은 돈을 받지 못했다.

    메인이미지자료사진./픽사베이/

    이것은 장학생으로 선발되기 전 교수의 수상한 제안 때문으로, 교수들은 장학금 250만원을 줄 테니 지정된 계좌로 수고비 2만원을 뺀 248만원을 입금하라고 제안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2011년부터 17명의 학생이 이렇게 학교 본부에서 지급된 장학금을 받은 뒤 곧바로 학부 통장으로 넣었지만 이 사실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고 장학금 지급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 대부분은 이 대학 청해진 사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이다.

    청해진 사업은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 해외 취업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해외 취업과 관련 일정 부분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교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학교 구성원들의 증언인데, 장학금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실제 돈은 받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주는 다른 장학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교수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했다.

    학교 측은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자체 조사에 나섰고 교수들은 학생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학교에 장학금을 돌려줬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해당 사건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해 사실관계 확인하고 다시 반환된 장학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통장 내역을 확인하는 등 참고인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접수된 진정서에는 피진정인은 총장으로 명시돼 있는데 학내 일각에서는 일본어학부 교수 출신으로 학부장을 오래 지낸 총장이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공교롭게도 경찰 내사가 시작된 시기와 비슷한 지난달 말부터 총장은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병가를 내고 업무를 보지 않고 있는데 대학 자체 조사 결과, 돌려받은 장학금이 J.TEST 응시 비용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총장이 J.TEST 시험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총장은 학교를 통해 "J.TEST 법인은 총장 명의로 되어 있지 않고 비영리 법인이라 수익을 내는 것과도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김한근 기자 k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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