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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805) 직간지신(直諫之臣)

- 임금에게 강직하게 말을 해서 바로잡는 신하

  • 기사입력 : 2019-12-03 0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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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랫사람이 말로 임금이나 부모 등 윗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바로잡는 것을 간(諫)한다고 한다. 강직하게 간하는 것은 옛날부터 책에서는 장려되어 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임금은 절대적 권력을 갖고 있어 신하를 죽이고 살리고 하니 항상 두려운 존재다. 충성을 강조하는 것도 결국은 절대권력자인 임금의 말을 잘 듣고 비위를 건드리지 말라는 말이다.

    용의 목 밑에 역린(逆鱗)이라는 방향이 거꾸로 된 비늘이 있는데, 이 비늘을 잘못 건드리면 용이 화를 내어 사람이나 대상을 죽인다고 한다. 임금도 용에 비유되고, 임금에게도 역린이 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인 송복(宋復) 교수는 “조선왕조는 충신(忠臣)이 너무 많아서 망했다”라는 주장을 한다. 무슨 뜻인지 의아해 했더니, 그분 말씀이 “충신이라는 것이 나라에 충성하는 신하가 아니고 임금에게 충성하는 신하니, 곧 나라야 어찌 되든 자기가 지금 섬기고 있는 임금에게 충성을 하기만 하면 자기 신분도 보장되고 자기 지위도 올라가니, 그런 충신은 곧 아첨꾼이고 위선자지”라고 했다.

    연산군(燕山君)이 그렇게 패륜아 같은 문란한 정치를 하는데도 그 당시 대부분의 신하들은 “전하!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라고 하고, 귀양을 가면서도 “전하! 성은이 망극하십니다”라고 했다. 그러지 않다가는 자기가 죽으니까. 말이 그렇지 임금에게 강직하게 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역사상 강직하게 간하기로 유명한 사람은 당(唐)나라 태종(太宗) 때의 위징(魏徵)이다. 위징이 바른말을 하면 당태종은 마음을 비우고 받아들였다. 그러다가도 때때로 양보하지 않고 격렬하게 논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징의 말은 도리에 맞았으므로 당태종은 마침내 받아들였다. 역사상 아주 드문 사례였다. 위징이 먼저 세상을 떠나자 당태종은 이렇게 말했다.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옷과 갓을 바로할 수가 있고, 옛날 일로 거울을 만들면 흥할 것이냐 망할 것이냐를 알 수 있고, 사람으로써 거울을 삼으면 잘한 것과 못한 것을 밝힐 수 있다. 짐은 항상 이 세 가지 거울을 갖고 있어 자신의 잘못을 막을 수 있었는데, 이제 위징이 가고 나니 내 거울이 하나 없어졌구나.”

    요즈음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가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정확하게 그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측근들은 대통령에게 비위만 맞추고 심기를 거스르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실제적인 진실을 바로 말하지 못 하는 것 같다. 집의 대들보가 썩었으면 썩었다고 바로 보고해야 수리하여 집이 무너지지 않는다. 대통령이 화낼까 봐 감추고 있다가 집이 무너지는 수가 있다.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더라도 강직하게 바른말을 하는 신하가 필요하다.

    * 直: 곧을 직. * 諫: 간할 간.

    * 之: ~의 지. * 臣: 신하 신.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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