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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중증 인지증 환자, 해결 방법은 있다

  • 기사입력 : 2019-12-02 07: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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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향희 창원 희연병원 인지재활병동 간호팀장
    이향희 (창원 희연병원 인지재활병동 간호팀장)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2018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세 이하 인구 197만명, 70세 이상 인구는 506만명으로 집계되었다. 우리나라도 초고령화에 진입함에 따라 65세 인구 중 치매 비율이 97년 8.3%, 2010년 8.6%, 2020년에는 9%에 달할 예정이라 한다. 이미 가까운 나라 일본은 지난 2007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지속적인 노인인구와 치매예방정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는 지난 10월, 일본에서 열린 〈2019 사가 인지증 연구회〉에 발표자로 참가하였다. 일본 사가현 지역의 의료, 보건, 복지를 책임지는 케이아이카이(敬愛會) 사가기념병원 그룹 주최 〈사가 인지증 연구회〉는 여러 시설들의 치매 케어시스템에 대한 발표의 장이었다. 치매에 대해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의견을 나누며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목적으로 올해 13번째 열렸다.

    인지재활병동(치매병동) 간호사로서 ‘케어 프로그램을 통한 배변장애 환자의 접근을 통한 호전 사례’를 발표하였다. 중증치매환자의 배변장애는 변을 만지고, 기저귀를 뜯기도 하는 등 변을 인식하지 못하는 자연스런 증상으로 치매환자의 케어 중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이다.

    이 연구를 위해 인지재활병동의 58명 환자 중 중증배변장애 10명의 환자를 선정하였으며, 올해 3월부터 3개월 동안 매일 체크리스트를 통해 배변습관, 이상행동, 배변시간 등의 유형 분석을 하고 주 1회 팀회의를 통해 통계를 냈다.

    환자의 증상 완화를 위한 솔루션으로 환자의 각기 다른 배변습관에 맞는 자체 케어프로그램을 적용하였다. 공통적으로는 △이상행동 전 기저귀를 케어하기 △화장실 문구 부착으로 공간인식 △락스 희석액으로 하루 3회 변기를 청소토록 해 화장실 인식시키기 △차 마시기 및 프로그램을 통한 안정유도 △가족 어프로치 등이 있다.

    연구를 통해서 얻은 가장 중요한 결론은 배변습관이 환자마다 다르며, 변을 만지기 전 이상행동이 반드시 있다는 점이다. 환자의 개별성을 우선적으로 파악하고 배변 이상행동 시 기저귀를 미리 케어하면 환자의 만족도도 증가되어 긍정적인 대화까지 가능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환자가 호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중 대표적으로 한 환자의 사례를 보면 70대 여성 알츠하이머 중증치매환자로, 보행이 가능하나 변에 대한 개념을 잃어 아무 장소에나 변을 묻히거나 만지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환청과 환시로 인해 대화도 안 됐으나, 지속적인 관찰로 식사 후 1~2시간 이내에 가장 많은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을 파악하였다.

    앞서 언급한 공통 프로그램과 함께 집중 솔루션으로 식사 전후 기저귀 케어 및 화장실 유도를 이루었고, 이후에도 1시간마다 기저귀를 확인하였다. 3개월이 지나자 대변을 만지는 증상이 없어졌고, 휴지를 주면 화장실로 가서 스스로 뒤처리를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발표하는 동안 500여명의 연구회 참석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사례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인지증(치매)환자에 대한 양국의 공통된 관심사를 느낄 수 있었다.

    치매의 증상들은 가족 간 거리를 두게 하고 사회로부터 격리할 수밖에 없으며 망상, 초조 공격성, 환각 등 다양한 증상들로 분리하곤 한다. 환자와의 공생과 법적 정책을 다각적으로 연구해야 하며, 임상에서는 정적인 간호가 아닌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간호 접근이 해결 방법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향희 (창원 희연병원 인지재활병동 간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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