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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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비위수사’ 김경수 지사에 불똥 튈까

검찰, 靑서 입수한 ‘텔레그램’ 확보
금융위 고위급 인사 논의 정황 포착
이호철·윤건영 등 친문 실세 거론

  • 기사입력 : 2019-12-01 21: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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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 2017년 당시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비밀 단톡방(텔레그램)에서 금융위원회 고위급 인사를 논의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가운데 김경수 지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그 여파가 주목된다. 유 전 부시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재정경제부에서 청와대에 파견 근무했다. 대통령 일정·의전 등을 담당하는 제1 부속실 행정관으로도 일했는데 김 지사와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유 전 부시장이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여권 인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이로 인해 그가 비위 감찰을 모면한 뒤 영전을 거듭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 수사가 친문 인사 연루 의혹 등을 규명하는 쪽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유 전 부시장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 수사’ 의혹을 놓고 여권 실세들의 이름이 줄줄이 거론된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의혹과 관련해 이호철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천경득 대통령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거론된 데 따른 것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울산시장 부정선거 등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울산시장 부정선거 등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 부시장의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친문 세력으로 청와대 및 여권 실세들의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월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2017년 10월 (청와대 특감반원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했을 때, (유재수가) 김경수 지사, 윤건영 실장, 천경득 행정관과 수시로 텔레그램을 주고받으며 금융위원회 인사와 그 외 인사에 개입한 내용이 포렌식을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렌식은 민정수석(조국 전 장관)의 승인이 없이는 안 된다”고도 했다.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감반은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텔레그램 자료들을 확보했다. 그러나 11월 돌연 감찰을 중단했다. 당시 특감반은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유 전 부시장이 사모펀드 운용사로부터 자녀유학비, 항공권, 골프채 등을 받은 정황을 확인했고 당사자도 수수 사실을 인정했다.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담당한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윗선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을 요구한 인물은 천경득 선임행정관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비서관이 언급한 ‘윗선’이 누구냐를 두고 야권에선 문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호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의원총회에서 “유재수 농단과 관련해 ‘감찰을 무마한 게 누구냐’ 하는 게 주된 포인트인데 이와 관련해 (유 전 부시장을) 영전시켜서 부산으로 데려간 사람, 왜 데려갔는지 조그만 단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 전 부시장이 부산시 블록체인 특구 조성을 추진했고 김경수 경남지사와 송철호 시장도 유치를 추진했으나 부산시에 유치하는 것으로 결론났다”며 “3철 중 한 분인 이모씨의 영향력이 더 센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3철은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이 전 수석 등 친문 핵심인사를 말한다.

    한국당은 유 전 부시장 비위 의혹과 함께 김기현 전 울산시장 낙선, 그리고 우리들병원 특혜대출과 내사 중단에 친문 실세들이 연루됐다는 의혹 등 3가지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키로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친문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청와대발 권력형 비리 사건의 진상조사를 위해 국회는 해야 할 마땅한 책무를 해야 한다”며 국조 요구 방침을 밝혔다. 특히 지난해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수사를 지휘한 김기현 전 시장의 사례뿐 아니라 사천·양산·창원시장 후보에 대한 ‘표적수사’를 이용표 전 경남지방경찰청장(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주도했다면서 “현 정권의 선거 개입은 ‘헌정 농단’, 민주주의 파괴 행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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