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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특목고·자사고 폐지 이후의 ‘교실’을 상상한다-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11-27 20: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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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목고·자사고 폐지 이유는

    최근 정부가 오는 2025년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특수목적고(특목고)인 외국어고·국제고 79개교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현재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에 진학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말까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 3월부터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교육부는 특목고·자사고 폐지와 일반고 일제 전환 이유에 대해 이들 학교가 사교육을 심화시키고, 부모 소득에 따라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입시 공정성을 확보하고 미래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또 현재 고등학교가 ‘일류·이류’로 서열화돼 위화감 등 문제가 있으며, 교육 격차가 사회계층 격차로 이어진다는 국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등의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일반계고 ‘교실’을 보면…

    현재 일반계 고등학교는 학교마다 면학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수능과 내신 위주의 학생부 교과전형을 중시하는 학교와 학생들의 끼와 소질, 관심분야를 중시해 그 분야를 집중 관리하는 학교로 나눌 수 있다. 그래서 중3생들이 고교를 선택할 때도 이 부분을 중요시 여겨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교를 선택해 진학한다. 그런데 자신의 인·적성에 맞지 않는 고교로 진학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학교와 교실은 다양한 학생들의 공동체여서 한 번 입학하면 3년 동안 그 공동체와 호흡을 같이한다. 여기서 적응과 부적응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학생의 끼와 소질을 중시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만큼 교육 내용이 역동적이고, 스스로 진로를 찾는 적극성 강한 학생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계 고교는 교사와 학생 간 네트워킹이 약하다. 학업이 우수한 학생은 수업에 적극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피동적이다. 교사들도 적극적인 학생들에 능동적이지만 피동적 학생들엔 수동적이다. 특히 7교시 수업과 8교시 보충수업, 밤 9~10시까지의 자율학습에 참여하는 학생 모두가 능동적 학생이 아닌 게 현재 교실교육의 큰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2025년 이후 교실교육을 상상하니

    현 정부 구상대로 오는 2025년 3월 특목고와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됐다고 치자. 영재학교와 과학고·예술고·체육고 진학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은 일반계 고교로 진학한다. 학생수가 갈수록 줄어 중3 전원이 고교에 진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교실에서 수업받는 20여명의 학생들은 다양성 교육과 엘리트 교육, 수월성 교육 등 많은 교육방법을 적용받게 된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들 학생은 교육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실험적 교실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실험적 교육을 받게 될 공산이 크다. 뛰어난 국제감각의 아이도, 탁월한 외국어 능력의 소유자도 평준화 교육 틀 속에서 진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생각 드는 것이, 교육의 불평등은 잡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교육의 하향평준화로 인한 국가경쟁력 하락은 불가피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든다. 대한민국 근현대교육이 시행된 이후 수많은 착오와 검증을 거쳐 골격을 잡아온 교육시스템이 제도운용 미숙과 불법입시 개입은 제쳐두고 불공정과 불평등 탓에 휘둘리고 있어 매우 답답하다.

    조윤제(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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