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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지방자치 꽃 활짝 피우려면- 이종훈(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9-11-26 20: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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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11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경남도의회 정례회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회기이다. 경남도와 도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와 함께 예산안을 심의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도청 9조4748억원, 도교육청 5조4849억원 등 약 15조원의 내년 예산이 도의회에 제출됐다. 이 시기에는 도내 18개 시군의회에서도 총 16조여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한다.

    도의회와 시·군의회는 조례의 제정 및 개정·폐지와 자치단체의 예산을 심의 확정하는 의결권뿐만 아니라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자치단체를 견제하고 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들이 맡은 역할에 비해 제도적인 지원은 열악한 수준이다. 경남도의원(58명)은 1인당 2586억원의 예산안을, 18개 시군의원(264명)은 1인당 606억여원의 예산안을 심의해야 하는데 보좌하는 전문인력은 전무한 실정이다. 자치단체의 불필요한 예산을 감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지난해 기준 전국 지방의회(광역)에 소속된 의정활동 지원 인력은 시·도의원 1인당 0.57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회의원은 1인당 4급 상당 2명을 비롯해 총 9명의 유급 보좌관을 둘 수 있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방의회 권한을 강화하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심의 중이다. 주요한 내용은 시·도의회(광역) 의장이 시·도의회 사무직원을 지휘·감독하고 임면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자치입법, 예산 등 지방의회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방의회에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둘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통과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국회의원들이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것이다. 최근 한 광역의원은 “선거 때마다 조직 동원을 담당했던 광역의원들이 똑똑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런 분위기를 전달했다. 국회의원들이 광역의원들을 잠재적 경쟁자로 보고 ‘호랑이 새끼’를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방의회에서 불거지는 의장단 감투 싸움과 파행적 의회 운영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신이 여전한 것도 걸림돌이다. 주민들의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만족도는 25% 내외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경남도의회도 내년 예산안을 심의할 예결특위 위원장 선임 건을 두고 민주당과 한국당 간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지방의회에서는 무리한 해외연수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인사청탁과 예산편성 과정에서의 개입 등 비리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하려면 윤리의식 제고와 함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방의회의 자율성, 독립성,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 보완도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일하는 ‘참일꾼’ 정신을 가지지 않으면 지방의회의 존재가치도 없는 것이다. 경남도의회와 시·군의회가 더욱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방자치의 꽃은 지방의회이다. 지방의회 권한 강화와 함께 책임의 의무를 다해야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다. 그리고 주민들의 관심이 지방자치 꽃을 활짝 피우기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종훈(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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