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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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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대통령- 황채석(창원지법 마산지원 민사조정위원)

  • 기사입력 : 2019-11-18 20: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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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제도는 크게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등은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으며, 일본이나 독일 등이 의원내각제를 채택하는 대표적인 나라들이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중심제를 택하고 있는 나라로서 대통령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모든 공과(功過)가 대통령 한 사람에게 다 있는 것처럼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만큼 대통령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고 애증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모든 국민이 존경하여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대통령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산업화를 이루어 낸 대통령도 있었고, 민주화에 기여한 대통령이 없진 않지만, 서울 광화문 거리에 온 국민의 정신적인 지주로서 대통령 동상 하나쯤 세워질 수 있는 대통령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미국의 경우 제16대 대통령 A. 링컨은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존경하는 대통령이다. 그의 남다른 성실성과 정직성, 끈기와 노력, 그리고 너그러움이나 검소함 및 유머 감각이 유난히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그의 너그러움과 검소함 그리고 유머 감각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를 끈다.

    그가 대통령이 되자 참모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수는 마음속에서 없애야지 인재를 버려서는 안된다”며 정적이었던 스탠턴을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그런데 스탠턴은 유능한 사람이기는 했지만 성미가 직선적이어서 대통령인 링컨의 명령도 수시로 무시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대통령의 중요한 지시를 또다시 무시하자, 명령을 전달하러 간 특사가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스탠턴이 이렇게 말했다. “링컨이 이따위 명령을 내렸다면 그는 바보 천치다.” 화가 난 특사가 돌아와 그대로 보고하자, 링컨이 특사에게 다시 확인했다. “정말 스탠턴 장관이 나를 바보라고 불렀단 말이오?” “그렇습니다, 각하. 그것도 여러 번이나 그렇게 말했습니다.” 특사의 이 대답에 링컨이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대답했다. “스탠턴 장관이 나를 바보라 불렀다면 나는 정말 바보임에 틀림 없을 거요.”

    그리고는 링컨 자신이 즉시 스탠턴을 찾아가 그 문제를 해결해 버렸다. 그 후 1865년 4월15일 아침 7시22분에 링컨이 암살당하여 죽는 순간, 그 누구보다도 슬퍼했던 사람이 스탠턴이었다.

    링컨은 또한 소박하고 검소하면서도 유머를 아는 지도자였다. 어떤 외교관이 백악관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링컨 대통령이 구두를 닦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깜짝 놀라게 된 그가, “대통령께서도 구두를 닦으십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링컨이 대수롭지 않게 “그렇소! 보시다시피 구두를 닦고 있소”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아니, 대통령께서도 직접 구두를 닦으십니까?” 하고 그가 다시 묻자 “그러면 내가 다른 사람의 구두를 닦는 줄 아셨소?”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국가의 흥망성쇠를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지하는 경향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대통령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제 우리에게도 국가 발전의 비전을 제시하고, 정직과 성실은 물론이고 거기에 너그러움, 검소함과 유머 감각까지 갖춘 링컨과 같은 대통령이 있다면 얼마나 축복받을 일이겠는가. 아니 그렇게 많은 조건은 다 양보하더라도, ‘그릇된 약속은 지켜지는 것보다 오히려 안 지켜지는 것이 더 낫다’는 링컨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처럼, 잘못 말한 공약은 솔직히 사과하며 용서를 빌며 수정할 줄 아는 대통령이라면 우리는 만족할 수 있다.

    황채석(창원지법 마산지원 민사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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