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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불평등 대물림하는 대학입시- 양영석(편집부장·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9-11-11 20: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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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전 법무무장관 인사검증 과정에서 ‘불평등 대물림’이 불거졌다. 우리 사회에서는 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진로에 영향을 미친다. 상류층 자녀는 하류층 자녀보다 좋은 학력, 좋은 스펙을 쌓기에 유리하다. 이는 좋은 일자리와 사회적 지위로 이어진다. 이 지위는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면서 불평등 대물림을 낳고 있다.

    그 통로가 대입 수시전형이다. 그중 학생부종합전형은 부모의 경제력이나 정보력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는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학생부에 기재될 ‘스펙’을 만들기 위한 사교육이 성행하고, 상위권 학생들에게 학생부 실적을 돋보이게 해 줄 교내 수상 등을 몰아주고 있다.

    교수인 부모가 자신의 논문에 자녀를 공저자로 등록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중고교생 미성년 자녀를 자신의 논문에 공저자로 올린 대학교수들이 최근 교육부 특별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조작된 스펙이 대학입시에 활용된 사례도 여럿 확인됐다.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기회 불평등도 심각하다. 유명 학원, 입시코디, 대학과 입학사정관 등이 몰려 있는 수도권 학생들이 수시전형에서 지방 학생들을 압도하고 있다.

    2019학년도 주요 대학 고교 소재지별 입학현황 자료에 따르면 소위 SKY 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입학생 1만701명 가운데 수도권 고등학교 출신은 7016명으로 65.5%에 달했다. 서울은 3930명으로 36.7%를 차지했다. 또 시도별 3학년 학생수 1000명당 SKY 대학 입학생 수는 전국 평균 18명인데 비해 서울은 40명으로 2배 이상 높아 특정지역 편중현상이 심각했다. 기울어도 한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데 상대가 되겠는가.

    참고로 경남의 학력 수준이 어떤지 짚고 넘어가자. 3만7963명 중 368명(0.97%)으로 17개 시도 중 15번째다.

    공정한 입시를 시행하겠다는 정부의 정시 확대 대책이 나오자 교육단체 등에서는 지난 10년간 학생부 전형으로 되살린 공교육이 붕괴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인교육이란 미명 하에 불평등 대물림을 고착화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국민 다수는 정시 확대를 원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25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대입 정시 확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63.3%는 대입 정시 확대에 찬성했다. 22.3%는 반대 입장을 보였으며, 14.4%는 모름/무응답이었다.

    교육 수요자는 학생과 학부모다. 교육당국은 그들이 원하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입시도 마찬가지다.

    몇년 전 취재차 한 고교를 방문했을 때 일화를 덧붙인다. 교실 복도를 걷다가 어이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30명가량 학생이 수업 중이었는데 3명이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안내하던 교직원에게 왜 교사가 깨우지 않고 그냥 두느냐고 물었더니, ‘다반사’라는 기가 막힌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그 교사가 한 교육단체 조합원이라고 묻지도 않는 말까지 했다. 교사가 수업 중에 자는 학생을 방치하고, 교장·교감이 그런 상황을 방관하는 충격적인 일이 학교현장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때 알았다. 대한민국 공교육이 무너졌음을.

    양영석(편집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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