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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육아의 가치- 조윤제(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11-06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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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경위주 대가족 사회에서 자식을 키우는 ‘육아(育兒)’라는 말은 그 개념조차 생소했을지 모른다. 육아라는 단어가 사치스러울 정도로 먹고 살기 급급했기 때문이다. 고관대작의 집은 예외라 하더라도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에는 자식을 낳으면 하늘이 키우고, 땅이 돌본다는 인식이 많았던 것 같다. 그만큼 육아에 특별한 정성을 들이지 않아도 지역공동체의 결집과 자연환경의 우수성으로 인해 육아가 자동적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육아의 중요성은 점점 커졌다.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주택가격 상승, 물가상승 등 경제사정이 팍팍해졌다. 이로 인해 외벌이 가정에서 육아를 전담해온 배우자가 직장을 갖고 집을 비우면서 육아의 일정한 책임은 부모 손에서 점점 멀어졌다. 또 맞벌이의 보편화로 퇴근후에만 아이를 돌보는 ‘반쪽 육아’가 되면서 부모들은 직장과 가정의 중간자적 입장에 놓였다.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지난해 재미있는 조사를 한 게 있다. 연구소의 ‘행복한 육아문화 정착을 위한 육아정책 여론조사’ 보고서를 보면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들을 양육한다고 했을때 그 경제적 가치가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가 제시한 평균 가치는 235만원이었다. 101만~200만원이라는 응답은 37.5%, 201만~300만원은 26.5%였다. 조사 당시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이 329만원, 중위소득 241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육아의 경제적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이었다.

    ▼육아의 가치를 금전으로 환산해 본 조사여서 이목을 끌었지만, 사실 육아의 숭고한 가치와 희생을 생각하면 이를 어떻게 매길수 있을까 의문도 든다. ‘등골 빠지는 고통, 누리기 힘든 고요, 자연이 펼치는 계절의 만끽’ 등등 뭐하나 뜻대로 할 수 없으니 부모라는 희생적 인연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든게 육아라는 생각이다. 몸과 마음이 불편한 아이를 돌보거나, 병원에서 아이 곁을 지켜야 하거나, 마음 아파 하면서 아이 키우는 모든 엄마·아빠들께 “힘내세요”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조윤제(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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