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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민간체육회 시대 차질 없도록 준비해야- 이명용(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19-10-30 20: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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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말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경남도 및 시군체육회는 내년 1월15일까지 민간체육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등 내년부터 민간체제로 가지만 각종 논란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정법이 체육회의 안정적인 재원확보 등 취지에 맞도록 충분한 내용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대로 시행될 경우 많은 부작용이 우려될 수밖에 없어 대책의 목소리가 높다.

    민간회장 선거는 이동섭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228개 시군구청 등 245개 지방자치단체장이 해당 지자체의 체육회장 겸직을 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지난 9월 2일 진천선수촌에서 제27차 이사회를 열고 지자체 체육회장 선거 지침을 확정, 산하 지방체육회에 시달하면서 선거가 이뤄지게 됐다.

    민간 회장선거에는 공감이 간다. 매번 선거철이 되면 도체육회와 각 시군 체육회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에 시달려 왔다. 인사권과 예산을 쥐고 있는 자치단체장이 체육회장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되자 체육단체의 독립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정치와 체육의 분리를 통한 자율성 확립을 위한 민간체육회장 선출에 앞서 원활한 민간체제를 위해 선행과제가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이 안정적인 예산확보이다. 도체육회는 연간 예산 248억원 가운데 192억원(77.5%)을 경남도에 의존하고 있고 자체 수입은 없다. 도 체육회장이 도지사였던 때와 달리 민간에서 체육회장이 나오면 도 예산지원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자칫 현직 단체장과 정치 성향이 다른 체육회장이 취임할 경우 예산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체육단체들의 운영비와 인력운영은 물론이고, 각종 체육시설 사용, 도지사배 대회 등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또 지자체 운동부, 비인기종목 등도 축소되거나 해체될 가능성이 있다. 한마디로 지방체육이 고사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지난 4월 전국 17개 시도체육회 사무처장들이 간담회를 통해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직원 신분 보장 등을 위한 대책이 마련된 후 민간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제 선거 유예가 어려워진 이상 경남도가 먼저 재정지원 근거가 될 예산과 조례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임의단체에 불과한 지방체육회를 안정적 재정지원이 가능한 법정법인화로 전환하고, 지자체의 조례로 조직, 운영, 재정 등을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조례 제정 시 특정 금액이나 비율을 반영해 현재 수준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스포츠 시설 위탁운영과 공제 확대를 통한 기부금 확대, 기금 관리 부서 설치 등으로 수익을 늘려야 한다.

    또 개정법에 정치색 배제의 내용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관련법의 후보자 자격에는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 지방의회 의원만 출마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도 정당인 제한 규정은 별도로 없어 출마가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이번 선거가 정치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민간체육회장 선거 후보 자격을 강화해 정당인을 배제시켜야 한다. 민간체육회 시대로 전환기간이 3개월도 남지 않았다. 앞으로 경남체육이 이전처럼 큰 문제없이 순항할 수 있도록 행정과 체육계에서 최대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명용(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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