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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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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96) 제25화 부흥시대 ⑥

“누구에게 들었나?”

  • 기사입력 : 2019-10-28 08: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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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이었다. 날씨가 점점 더워졌다. 서울은 군인들로 가득했다. 군인트럭도 오가고 육중한 탱크가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줄을 지어 달려가기도 했다. 일반인도 군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피난민들도 계속 돌아왔다. 전쟁은 38선 근처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중공군까지 가세하여 전쟁이 팽팽해졌다. 서로가 몇 킬로미터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왜 서로 죽이기만 하는 거야?’

    이재영은 전쟁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전쟁은 기묘했다. 양쪽이 우세를 점하지 못해 피아간에 사상자 숫자만 늘어났다. 압도적으로 우세하지 못해 고지전이 치열했다. 춘계대공세와 하계대공세가 이루어졌으나 미군은 폭격으로 쓸어버렸다. 중공군과 인민군은 밤이 되면 일제히 공세를 감행했다.

    미군은 낮이 되면 폭격기를 동원하여 적에 타격을 가했다. 땅이 한꺼풀 뒤집어질 정도로 전쟁이 치열해 사람들이 속절없이 죽어갔다.

    “미군은 38선에서 전쟁을 끝내려고 합니다.”

    이철규가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재영은 백화점에 사무실을 내고 출근했다. 백화점 영업은 하지 않았으나 직원들 몇이 돌아와 청소도 하고 관리도 하게 했다. 경비원도 두었다.

    월급은 지급하지 않았으나 대구에서 쌀을 실어와 식량을 나누어주었다.

    “인민군은?”

    대봉차를 마시면서 물었다. 부산에서 기생 일을 하던 김연자를 불러 사무실에서 일을 하게 했다. 그녀는 혜화동의 옛집에서 백화점으로 출근했다.

    “저들도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소련군이 개입하지 않을까?”

    “소련군이 개입하면 3차대전이 됩니다. 소련은 일방적으로 우세하기 전에는 참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철규는 관공서까지 인맥을 넓혔다. 서울을 방어하는 군부대의 장교와도 교분을 나누었다.

    “그럼 사업을 해도 되는 건가?”

    “여름이 지나가면 본격적으로 시작하죠. 미국은 대통령선거가 한창이랍니다. 아이젠하워가 전쟁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답니다.

    “아이젠하워가 누구야?”

    “연합군 사령관 아닙니까?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웅입니다.”

    “누구에게 들었나?”

    “미군 통역관에 오영달이라는 자가 있습니다. 그 자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쟁을 어떻게 끝내겠다는 거지?”

    “현재 상태로 휴전을 하는 것입니다. 자세한 것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아이젠하워가 어떻게 전쟁을 끝내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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