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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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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문화가정 폭력 더 이상 방치해선 안돼

  • 기사입력 : 2019-10-22 20: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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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폭력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국회 행안위 소병훈 의원 등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다문화가정에서 폭력을 행사, 경찰에 검거된 건수는 전국적으로 2017년 839건에서 지난해 1273건으로 1년 만에 51.7%가 늘었다. 도내에는 2017년 33건, 지난해 39건이었다. 최근 5년간을 살펴보면 2014년 123건, 2015년 782건, 2016년 976건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국가인권위가 2017년 결혼이주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도 387명(42.1%)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멀리 이국에서 남편 하나를 믿고 시집온 여성들이 자신이 믿고 의지해야 하는 사람으로부터 폭력을 당했다.

    다문화가정 폭력의 흉포화는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해 양산의 필리핀 아내(48) 흉기 살해사건, 최근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돼 국민적 공분을 샀던 전남의 베트남 아내(36) 무차별 폭행은 다문화가정 폭력의 흉포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폭력은 그 자체가 인권침탈이다. 흉포화는 다문화가정에서 그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폭력은 공포 그 자체다. 자신이 믿고 의지해야 하는 사람으로부터 당하는 공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폭력이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된다면 이는 ‘악(惡)의 윤회’다. 방치할수록 더 오랫동안 사회문제 야기의 씨앗이 될 것이다.

    다문화가정의 폭력이 늘어나고 흉포화된 것은 크게 두 가지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하나는 언어적 소통 어려움과 문화의 이해 부족 등에서 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사회가 가정폭력에 대해 외부에서 상관하지 않는 ‘집안일’이라는 인식과 이에 따른 ‘관용’이다. 이 중 후자가 더 큰 원인으로 보인다. 오늘날 이러한 인식과 관용은 거의 사라지고 있으나 다문화가정에서는 그대로 남아 계속해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다문화가정 폭력에 대해서는 관용에서 탈피해야 한다. 무관용으로 경종을 울려 위하력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예방교육과 함께 결혼이민제도 개선도 절실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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