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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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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삭발을 대하는 태도-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9-09-23 20: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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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과 관련, 황교안 대표 등 자유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의 삭발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 정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조롱해 논란을 빚고 있다. 민 의원은 “삭발은 일본 문화, 일제 잔재 아닌가.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유교 영향을 받아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신체의 훼손을 금했다. 우리 조상은 단발령에도 저항했다”고 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삭발을 반일과 엮다니 기발하다’, ‘그동안 삭발 제일 많이 해온 민주당이 친일 행각을 인정하는 것이냐’는 등의 반론이 이어졌다.

    ▼보수 정치인들의 삭발에 대한 범여권 정치인들의 비난과 조롱은 민 의원이 처음이 아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규탄하면서 지난 10일 최초로 삭발하자 대안정치연대 소속 박지원 의원은 한 SNS 게시글에 댓글을 달아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는 의원직 사퇴, 삭발, 단식이다. 왜? 사퇴한 의원 없고, 머리는 자라고, 굶어 죽은 사람 없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이언주 의원에 이어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6일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하자 범여권은 일제히 비난에 가세해 민주당은 “정치적 쇼”, 정의당은 “약자 코스프레”라고 폄하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그저 정쟁을 위한, 혹은 존재감 확인을 위한 삭발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 특히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왕 머리깎은 김에 군 입대 선언이라도 해서 이미지 탈색을 시도해보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와 전·현직 한국당 의원들의 삭발 릴레이에 대해 국민들의 시선이 딱히 좋은 것은 아니다. 한국당 내에서조차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이벤트처럼 비칠까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야당 대표와 의원들의 삭발에 대해 조롱하고 비아냥대는 것은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 “삭발은 일제 잔재”, “머리 깎은 김에 군 입대 선언이라도 해라”는 식의 발언은 국민들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할 뿐이다.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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