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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No 재팬’에 드리워진 암울한 민간외교- 박병영(전 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19-09-18 20: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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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으로 시작된 여타의 행위들로 인해 일본에 대한 저항이 정치, 경제를 넘어 전 사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하나의 의문이 든다. 과연 일본 사람 모두가 적이어야 하는 걸까? 일본 사람 모두가 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번지수가 틀렸다. 지금 일본 내에서도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시민단체와 지식층인 대학교수들도 아베에 대해 적의를 불태우며 도리어 한국에는 애증을 드러내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의 국가로서 인정하고자 한다.

    아베는 한 인터뷰에서 민간교류는 민민(民民)의 일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 사태의 장본인인 아베를 두둔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 간의 정치, 경제적 다툼을 떠나 민간의 교류까지 쓰나미처럼 함께 전장으로 몰려간다면 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민간교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서 해결하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경남도교육청에서 일선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교와 학생들 간의 교류를 자제할 것을 권고하면서 한일 교류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다고 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세상에서 서로의 문화와 습관을 배우고 다양한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작금의 교육체계에서 잘못된 역사교육이라면 더 소신 있게 바로잡아야 할 사실들을 교류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학교와 학생들에게 과연 현 시점에서 교류의 필요성에 대한 결정권을 자율적으로 주어야 함에도 교육청이 나서서 권고를 하는 게 합당한 것인지에 대해 질의를 하고자 한다.

    한 예로 일본 치바현 일본·한국관계사연구회 요시이 아키라 회장은 서신을 통해 ‘현 상황에 일본인들이 한국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그러하며 이는 한국과 일본이 관계가 좋을 때도 이런 사람은 있어 왔다’고 한다. 또한 ‘지금도 도쿄 신오쿠보 한인타운은 많은 젊은이들로 붐비고 케이팝의 인기도 여전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학교와 학생들 간의 풀뿌리 교류활동을 통해 한·일의 어두운 역사와 종군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일본의 가해 사실과 전쟁책임을 교류를 통해 일본 학생들에게 바르게 알려줄 좋은 기회’라고 양국의 정치, 경제적 다툼을 떠나 민간교류가 실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베와 그 내각의 망언과 경제보복과는 달리 일본 민간 차원에서는 나름의 자율적 결정을 스스로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경상남도교육청이 민간교류를 전면 금지시킴으로써 미래교육을 지향하는 아이들에게 역사의식에 대한 편견과 대립의식을 심어주는 잘못된 교육지침과는 아주 다른 것이다.

    지금이라도 교육청은 일선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주도적 자기학습을 권장하듯이 교육청의 눈으로 바라본 선입견을 버리고 학생들 간의 교류는 학교에 맡겨 직접체험을 통해 아이들의 역사의식을 바로 세우고 스스로 결정하고 자율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권장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박병영(전 경남도의원)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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