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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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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진 '기미', 깊어진 고민 옅어질 '기미'가 안보인다

■ 한국인의 흔한 색소

  • 기사입력 : 2019-09-08 20: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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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이 시작되면서 피부과에는 여름 내내 올라온 기미, 색소를 없애기 위한 환자들의 문의가 이어진다. 기본적으로 자외선으로 인해 생긴 색소는 홈케어만으로 없애기 힘들다. 무리한 화이트닝 제품 사용으로 오히려 기미가 더 진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또 기미를 없애 달라는 환자 대부분은 기미와 다른 색소들이 혼재돼 있는 경우가 많다.

    기미 진단을 위해서는 잡티, 주근깨, 오타모반, 검버섯 등의 안면색소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기미는 어떤 병변이며, 다른 색소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적절한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메인이미지

    ◇기미

    가임기 여성의 얼굴 양측에 대칭적으로 불규칙하게 다양한 크기와 양상으로 나타나는 갈색의 반으로, 후천적이며 만성 재발성 과다색소침착증이다. 기미의 색소 병변은 이마, 눈썹 윗부분과 눈썹 주위, 관자놀이, 콧등, 나비 형태로 광대 부위와 뺨, 콧수염처럼 입술의 윗부분, 때로는 입 주위에 보이는 양쪽의 대칭적이고 자외선에 의해 악화되는 만성 재발성 색소반이 있다면 기미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기미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자외선이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은 기미의 예방과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유전, 호르몬, 염증을 일으키는 자극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깊어 임신과 피임약의 장기 복용으로 기미가 생기거나 악화된다.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물리, 화학적인 자극은 색소 침착을 남기므로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물리적 자극은 얼굴을 때타올로 미는 등의 모든 자극을 의미한다. 화학적 자극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화장품이다. 내 피부에 맞지 않는 화장품을 사용하면 접촉성피부염이 생기고, 그로 인한 염증은 언제든지 색소 침착을 남길 수 있다. 또한 미백 화장품이나 기능성 화장품에 포함된 필링 성분이 과할 경우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의사와 충분한 상담 후에 신중하게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근깨

    대부분 어릴 때부터 생기고 병변 자체가 기미처럼 반을 형성하지 않는 작은 색소 반점이다. 표피의 멜라닌세포에서 멜라닌의 분비가 증가된 표피 멜라닌증의 대표적인 질환이다. 가장 흔한 색소 병변 중의 하나이다. 주근깨는 햇빛 노출 부위(얼굴, 가슴, 등, 팔 , 손)에 주로 나타나는 무증상의 연한 갈색 색소반점이다. 원형, 타원형, 각진 형태의 모양을 보이며, 대개 크기는 3㎜ 이하다. 경계는 불규칙하지만 주위 정상 피부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병변은 코를 중심으로 대칭형으로 나타나며, 드문드문 생기거나 밀집돼 발생하더라도 분포가 비교적 한결같고 밀도가 일정함을 특징으로 한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데, 특히 유전적 인자가 주근깨 발생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갈색 주근깨 병변은 일광노출에 영향을 받아 겨울에는 연해지고 여름에는 더 뚜렷한 암갈색을 나타낸다. 주근깨는 화학적 박피, IPL 및 레이저 치료에 잘 반응한다. 그러나 비교적 높은 재발률을 가지고 있으므로 치료 후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이 중요하다.

    ◇잡티(일광 흑자)

    일광 흑자는 자외선 노출 부위에 발생하는 색소반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고, 만성적으로 누적된 일광 노출과 연관이 있으며, 광노화의 피부 징후로 여겨진다. 중년과 노인에서 흔히 보이며 주로 40~50대 이후에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지만 빨리 발생하는 경우는 20대에서도 관찰된다. 주근깨와 달리 유전적 인자는 별로 의미가 없다. 둥글거나 타원형의 편평한 반점으로 나타나며, 햇볕에 탄 색조부터 갈색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옅은 병변의 색조는 균질하지만, 진한 병변의 경우에는 얼룩덜룩한 경향이 있다. 크기는 3~20㎜로 다양하지만, 그 이상으로 커질 수도 있고 융합되기도 한다. 병변의 경계는 매끈하기도 하고 고르지 않은 경우도 있으나, 보통 경계모반에서처럼 윤곽이 뚜렷하지 않다. 호발 부위는 얼굴, 팔, 손등, 상체 등이다.

    ◇오타모반(선천성, 후천성)

    오타모반은 진피 내의 멜라닌세포로 인해 3차 신경이 분포하는 눈 주위의 피부와 공막에 미만성의 청색반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일종의 과오종 또는 모반 모양 병변으로 보고 있다. 50%에서는 출생 시 또는 1살 이내, 나머지는 10세 이후에 발생하며 20대 이후의 발생은 드물다. 병변은 소아기를 지나면서 점차 색깔이 짙어지고 넓어지는데 멜라닌 세포의 깊이에 따라 얕을수록 갈색, 깊을수록 청색으로 나타난다. 표피 기저층에 존재해야 할 멜라닌 세포가 진피에 존재하는 진피멜라닌세포증은 몽고반, 오타모반, 후천양측오타모반양반점(ABNOM)을 말하며, 아시아인에게 흔한 질환이다. 대부분이 출생 시 또는 출생 직후에 발생하지만 ABNOM처럼 성인에게 발생하는 형태도 있다. ABNOM은 오타모반과 비슷하고 얼굴에 생기며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미용상 큰 고통을 가져온다. 주로 15세 이상이 되고 나서 발병하며, 색소반점의 분포와 형태에 특징이 있고 가족성의 예가 나타나며 눈, 입안 등 점막에는 색소반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타모반과는 구별된다.

    ◇지루각화증(검버섯)

    검버섯(저승꽃)으로 불리는 지루각화증은 중년 이후에 주로 발생하는 표피 각질형성세포 증식에 의한 사마귀 모양의 매우 흔한 피부 양성 종양이다. 햇빛 노출 부위에 병변이 더 잘생기므로 햇빛 노출을 위험인자로 생각하고 있다. 남녀 차이 없이 발생하며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한다. 60대 이상에서는 98.7%의 유병률을 보인다. 발생 부위는 얼굴 몸통, 두피, 상지 하지 목 등이다. 경계가 뚜렷한 갈색이나 흑색의 원형이나 타원형의 구진, 또는 판으로 크기는 1㎜에서 수십㎜까지 다양하다. 표면은 매끄럽거나 사마귀 모양을 띠며 모낭각질마개를 볼 수 있다. 시간이 경과하면 색깔이 진해지고 두꺼워지며, 표면은 기름기 있는 인설과 가피로 덮이고 이를 제거하면 습한 기저부를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임상적인 소견으로 진단하며 양성결과를 보인다. 그러나 병변이 비전형적일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실제로 지루각화증에서 발생한 보웬병, 기저세포암, 결절성 흑색종 등이 보고된 바 있다. 지루각화증이 빠르게 성장하거나 비전형적인 모양, 발생 위치, 증상 동반 여부를 고려해 만약 악성화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색소의 치료

    만약 누군가가 “70세 할머니의 오른쪽 뺨에 생긴 기미를 어떻게 치료하나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두 가지 모순이 존재한다. 기미는 여성호르몬 존재가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므로 폐경기가 지난 70세 할머니의 색소가 기미일 가능성의 거의 없으며, 아마 노인성 흑자증이거나 지루각화증일 것이다. 또 하나, 기미는 양측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므로 한 쪽 뺨에만 생긴 색소 병변이라면 당연히 기미라고 할 수 없다. 대부분 얼굴의 색소를 보며 기미를 의심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감별해야 할 색소는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이러한 병변들은 한 종류씩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혼재해 있다. 더군다나 이런 색소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광노화와 여러 가지 자극 등으로 인해 피부장벽이 무너져 있고 혈관도 늘어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한 가지 병변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파장대의 레이저로 복합레이저술을 시행한다. 전반적인 피부 병변을 한 번에 치료해 효과도 높이고 시술 기간도 단축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이다. 과도한 시술이 아닌 피부 장벽의 복구를 고려한 세심한 재생관리를 함께 해 레이저 시술로 인한 수분 손실률을 줄여 기미의 재발도 낮춰준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색소의 깊이는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다양한 파장의 레이저로 여러 깊이의 색소를 치료한다. 무엇보다도 색소를 잘 진단하고 감별할 수 있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김지아 다니엘피부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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