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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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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의 ‘힘의 논리’-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19-09-03 20: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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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월 2일 일본의 각의에서 1200여개의 품목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킨 것을 보고 만감이 교차하였다.

    정말 일본의 본성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괘씸한 생각까지도 들었다. 근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접 국가들을 힘으로 굴복시키는 제국주의 수법을 일찍 터득해 의기양양했던 그들이, 자기들보다 강한 연합군의 힘에 굴복한 지 75년 동안 다시는 힘을 안 쓰고 장사만 하겠다고 약속했던 그들이, 세계 최강의 부자 나라가 되더니 생각이 달라진 모양이다.

    얼마 전에는 중국과 러시아 전투기가 우리의 동해상에서 경계구역을 넘어와 전략 훈련을 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니까, 일본은 자기 영토에 우리가 간섭한다고 얼토당토 안 되는 트집을 잡고, 학생들의 교과서에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자라나는 2세들에게 세뇌교육을 하는 걸 보고, 정말 이준 열사 생각이 절로 난다.

    자기 나라의 도쿄대학 교수가 집필한 고교 교과서에 ‘일본의 대륙 침략’, ‘남경 대학살’ 등의 표현을 침략 또는 학살이 아닌 것처럼 고치라는 문부성의 의견에 반발하여 송사(訟事)한 유명한 ‘이에나가 재판’이 지금도 기억 생생한데, 일본은 자기들의 행위에 부끄러운 줄 모르는 것 같다.

    일본이 1910년에 조선을 강제 병합하고, 1931년에 중국을 강점하여, 다시 전쟁을 도발해 침략했다는 사실은 전 세계인이 알고 있다. 그런데 일본만이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는 철면피 같은 짓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일본의 지배층은 일찍부터 ‘힘의 논리’에 의존해 나라를 이끌어 왔다. 힘이 없을 때는 평화를 부르짖다가, 일단 힘이 비축되어 자신이 생기면 그들은 오만해져 침략의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 예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략하여 7년간 전쟁을 하다가 패한 후, 그의 후계자는 우리와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 후 조선 말기에 우리를 36년 동안 힘으로 제압하다가, 1945년 패전으로 좌절되면서 우리와 선린관계를 맺고, 그들만이 세계 유일의 평화 국가이며 평화를 애호하는 나라라고 선전해 왔다.

    전후 75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장사만 하다가 세계 경제대국이 된 그들은 그동안 축적된 힘에 자신을 갖고, 미국과의 ‘일전불사론’까지 거론하며, 우리를 얕잡아 보고 트집을 잡아 괴롭히고 있다.

    우리는 수십 번의 국난을 극복하면서도 민족을 지켜온 굳건한 민족이다. 우리는 제2 광복운동을 한다는 일념으로 일본의 국수주의적 국권을 회복하려는 일본을 당당하게 맞서야 할 위급한 상황이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오늘도 인천공항은 외국으로 빠져 나가는 여행객이 최고 기록을 세울 것 같다고 하니 세상은 요지경인 것 같다.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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